인천시 '폐기' 공문 발송 … LH "입장 정리 중"'
검단신도시·루원시티·영종하늘도시 등 정리 놓고 이견
'지지부진 사업' 추진방안 협의 원점 … 이자 부담 눈덩이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형 개발사업 지분조정안이 완전 폐기됐다.

여기에는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등 인천지역의 가장 굵직한 개발사업들이 모두 얽혀 있다. 시와 LH는 앞으로 멈춰있는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대안을 원점에서 다시 찾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시는 최근 LH에 지분조정안을 폐기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분조정안은 지난 3월 처음 등장했다. 당시 시는 LH와 각각 5대5, 7대3으로 나눠 시행하고 있는 검단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사업의 지분을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LH가 검단신도시 지분을 모두 갖고, 시가 인천도시공사를 통해 영종하늘도시 사업의 지분을 받아가는 형태였다.

시는 지분율을 맞바꾼 뒤 부족 금액을 송도와 청라 땅으로 제공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현금 1285억원을 LH가 루원시티에 투입하도록 유도할 계획이었다.

특히, 검단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지분정리안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6월 당선인 신분으로 이재영 LH사장을 만나 직접 제안한 방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LH는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검단신도시와 루원시티의 지분을 맞바꾸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루원시티를 모두 떠안는 대신, LH는 검단신도시를 맡는 방식이다.

이는 LH 입장에서 루원시티 사업의 높은 조성원가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루원시티의 조성원가는 3.3㎡당 2120만원에 달한다. 지금과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는 분양 자체가 불가능한 액수다.

반면, 검단신도시는 조성원가가 루원시티보단 낮고, 예상 적자도 루원시티 9000억여원에 비해 7838억원으로 적은 편이다.

시도 LH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우리 요구에 역으로 LH가 '기가 차는' 제안을 해서 지분조정안을 아예 접었다"라며 "적자면 적자, 흑자면 흑자를 원래 지분대로 나눠 갖고 사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분조정안이 폐기되면서 시와 LH의 사업 협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LH가 올해 말 끝낼 예정이었던 '루원시티 사업 추진 전략수립 연구용역'은 내년 상반기나 돼서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시도 대형 개발사업들을 추진할 방안을 찾곤 있지만, 아직까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멈춰버린 개발사업으로 인한 적자는 하루가 다르게 쌓이고 있다. 루원시티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하루에 2억4000여만원. 1년이면 882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검단신도시에서도 이미 3000억여원이 넘는 이자를 지출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앵커시설 유치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지분조정안을 폐기한다는 시의 통보를 받은 바 있으며,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루원시티는 2006년 처음 시작된 사업으로,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97만1892㎡에 2조8926억원을 들여 1만1291세대 규모의 신도시를 짓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2009년 시작된 검단신도시는 서구 검단동 일대 11.181㎢를 7만800세대가 입주할 도시로 개발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영종하늘도시는 8조2121억원을 투입해 영종도 19.315㎢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