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익여고 HI QUEEN
▲ 지난 8일 '2014 행복한 생활체육 치어리딩 스포츠클럽 축제'에서 우승을 차지한 학익여고 HI QUEEN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손윤미 HI QUEEN 지도교사
▲ 학익여고 치어리딩팀 HI QUEEN의 공연 모습.
고난도 스턴트 동작 자유자재 구사

각종 대회 출전 다수 입상경력 자랑

비용문제 등 어려움 열정으로 극복



학익여자고등학교에는 22명의 여왕이 있다.

그들은 HI QUEEN이라 불리며 스포츠 치어리딩을 하고 있다.

단순히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치어리더와는 다르다.

서로를 들어올리고, 서로를 하늘로 던지는 스턴트 치어리딩을 하는 팀이다.

물론 수술을 들고 댄스 치어리딩을 하기도 한다.

서로를 믿고 보는 이의 기분도 좋아지는 응원. 학생들은 치어리딩을 하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영위한다.

치어리딩의 매력에 흠뻑 빠진 22명의 여왕들이 살고 있는 학익여고를 지난 26일 찾았다.



▲지난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금메달

22명의 아름다운 학생들이 무대에 올랐다.

학생들의 격렬하면서 아름다운 치어리딩에 보는 이도 흥이 났다.

'HI QUEEN'이라 이름 붙인 학익여고 치어리딩팀이 자타공인 'Queen'으로 거듭났다.

지난 22일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2014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치어리딩 종목에 참석한 학익여고 치어리딩팀 'HI QUEEN' 소속 22명의 학생들은 댄스와 스턴트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찬란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2014 행복한 생활체육 치어리딩 스포츠클럽 축제'에 출전해 같은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학익여고 팀이다.

또 지난 8월 대한민국 청소년 치어리딩 페스티벌에 출전해 3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치어리딩 전문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직 학생들의 땀과 열정만으로 빚어낸 성과였다.



▲학부모 선입견·활동비 등 문제도

사실 HI QUEEN이 만들어지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선입견이 컸다.

'선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야구장에서 흔히 보는 짧은 치마와 바지 등을 입은 치어리더의 모습을 자주 봤던 학부모들은 쉽게 자신의 딸을 치어리딩팀에 보내고 싶지 않아했다.

학생들의 방과 후 일정도 발목을 잡았다.

연습 일정이 학원 시간과 겹치거나 야간 자율학습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

뻔한 이야기지만 '돈 문제'도 있었다.

우수 스포츠학교 클럽으로 선정돼 280만원을 지원받고, 치어리딩 인천시 대표로 선정돼 4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충분한 금액은 아니었다.

치어리딩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단복이 필수적이다.

결국 단복비는 담당 선생님의 주머니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연습 공간도 문제였다.

학생들이 서로를 들어 올리고 던져야하는 스턴트 치어리딩 같은 경우에는 안전을 위해 메트가 필수적이다.
야외에서는 제한적인 연습밖에 할 수 없었다.

학생들은 체육관에서 저녁 늦게까지 대회를 준비했다.

체육관 지하에서 학습을 하는 친구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 연습도 편하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학생들 열정은 막을 수 없어

이런 상황에서도 학생들은 해냈다.

이 같은 문제들도 학생들의 열정을 막진 못했다.

치어리딩은 이미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의 활력소였다.

단순히 대회에서 입상이 이들의 목표는 아니다.

학생들은 지난 인천AG에서 하키구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이 펼쳐진 지난 10월20일에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 인천 현대제철 선수들을 응원했다.

학생들의 응원에 힘입어 인천 현대제철은 2년 연속 한국 여자축구 왕좌에 앉았다.

청소년금연마라톤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또래 남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와 함께 언니들의 수능대박을 위해 플래시몹도 진행했다.

3학년 학생들은 동생들의 멋진 응원에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사진제공=학익여자고등학교



인터뷰 / 손윤미 HI QUEEN 지도교사

"운동하며 밝아진 아이들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해"

"기초체력·리더십 배양에도 도움"


"학생들에게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교장실을 찾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입상을 하고 실력이 늘어가니까 학생들이 교장실을 찾아 교장선생님과 사진도 찍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죠."

22명의 여왕들이 있기까지는 손윤미(40·사진) 선생님의 헌신이 있었다.

손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치어리딩을 지도하며 학생들의 긍정적 변화를 느꼈다고 한다.

손 선생님은 학생생활지도부에서 학교 폭력을 전담하고 있다.

이른바 '학생부'에서 일하는 선생님이다.

학생들이 무서워할 수 있지만 손 선생님은 언제나 웃으며 학생들을 대한다.

"언제나 100살까지 학생들을 보겠다고 이야기해요. 치어리딩을 하며 밝아진 학생들을 보면 기분이 좋죠. 물론 혼내야 하는 일에는 무섭게 혼내기도 합니다."

손 선생님은 치어리딩이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손 선생님이 바라는 것은 '작은 변화'다. 즐거운 학교가 되고, 동아리를 통한 아름다운 활동을 그 목표로 한다.

"입상이 목표가 아닙니다. 전문적 치어리더가 되라고 하지도 않아요. 여학생들이 즐겁게 기초체력을 기르고, 리더십을 길러줄 수 있는 운동이 치어리딩이에요.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부모님께는 항상 아이들 경기를 지켜봐달라고 부탁합니다. 밝게 웃으며 치어리딩을 하는 모습 너무 예쁘죠. 학부모님들도 만족하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과거 손 선생님은 수학교사, 영어교사 등이 꿈이었던 학생들과 치어리딩을 하며 학생들을 원하는 학교의 학과로 진학시킨 경험이 있다.

'작은 변화'를 꿈꾼 손 선생님이 느낀 아름다운 행복이었다.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예쁜 학생들이 아름다운 응원을 하면 보기만 해도 행복하답니다."

/글·사진 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