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지역의 보건·의료인력이 다른 시도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인천지역 보건의료인력 1명이 담당해야 하는 인원은 297.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의 161.6명, 부산 190명, 대구 199.1명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또 광주 163.4명, 대전 190.5명, 울산 267.1명 등 전국의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을 담당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병상 수 역시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양병원을 제외한 병원급 이상 병상 수는 인천의 경우 인구 1000명 당 4.7개로 나타났는데 이는 부산 7.4개, 대구 7.6개, 광주 9.4개에 비해 절반 정도의 수준인 것이다.

인천사람들의 건강이 좋지 않은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실제 인천 인구 10만명 당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401.3명으로 서울 339.7명에 비해 61.6명이나 많았다. 사망률도 10만명 당 44명으로 울산(44.3명) 다음으로 높았다. 인천사람들의 건강이 이처럼 열악한 것은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환경은 좋지 않은 반면, 의료서비스는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1960년대 인천엔 '산업화'시대의 도래와 함께 공단이 들어서면서 화학공장, 자동차공장 등 수많은 공장이 들어왔다. 부평공단, 주안공단 등 인천에서 제조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일대로 공급됐으며 일부 지역으로 나가기도 했다.

여기에 LNG시설, 화력발전소, 쓰레기매립지에 이르기까지 온갖 혐오시설이 다 들어서면서 알게 모르게 인천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해 온 것이다. 인천시가 최근 내놓은 '제6기 지역보건의료계획'(안)에도 인천시민들의 건강이 안 좋은 이유를 '환경'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환경이 열악하다면 의료서비스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 또한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다보니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21세기의 화두는 '건강'과 '문화'다. 힐링 바람이 부는 것도 다 건강에 대한 현대인의 높은 관심 때문이다. 인구 300만을 바라보는 전국 유수의 도시의 의료건강상태가 최악이라는 사실은 매우 부끄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개개인이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환경개선에 대한 노력을 하든지, 의료서비스의 확충을 위해 시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