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중국서 마약 대량운반 국내조직 적발
주부포섭·범행지시…판매책 등 구속 기소
평범한 가정주부들이 12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몇 달 전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노인을 운반책으로 이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주부들을 운반책으로 포섭한 국내 조직이 등장한 것이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정규영)는 중국에서 국내로 대량의 필로폰을 몰래 들여오려 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판매책 A(51)씨와 운반책 주부 B(44)씨 등 총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월26일 오후 7시54분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여행용 가방에 숨겨진 필로폰 3.7kg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로폰 3.7kg은 1회 투약분 0.03g 기준으로 12만3333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이들은 세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가방 밑바닥에 이중 장치를 만들어 마약을 숨겨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중국 현지에서 총책인 C(미검)씨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C씨는 A씨와 함께 구속된 B씨 등 주부 2명을 꼬드겨 운반책으로 이용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들 주부는 마약 전과가 없으며 C씨에게 "여행용 가방에는 비아그라와 금괴가 있다. 일이 잘 해결되면 수고비를 주겠다"는 말을 듣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구속자 A씨 등 2명은 마약 밀반입이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 마약을 처분하는 역할을 맡았다.

검찰은 현재 중국 선양시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총책 C씨를 쫓고 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의 유혹에 넘어가 필로폰 4.5kg을 중국에서 국내로 밀반입한 60대 노인이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