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결혼 초대문자 관변단체·주민대표에 발송 빈축
인천의 한 구청장이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관변 단체 관계자와 주민 대표를 비롯해 지역 인사 등을 상대로 결혼식 초대장 문자메시지를 돌려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연수구에 따르면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오는 12월6일 치러지는 자신의 아들 결혼식을 알리기 위해 지역에서 유명한 관변 단체 몇몇 회원을 비롯해 주민 대표로 활동하는 통·반장, 전직 구의원 등에게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하지만 문자를 받은 사람들은 청장이라는 직위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역 구청장인 만큼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문자를 받았다는 A씨는 "결혼식에 반드시 참석하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졌다"며 "조금이라도 구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한 인사는 "이 청장이 보낸 문자 때문에 항의 전화까지 왔다"며 "현역 구청장인데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안 올 수 있겠냐. 아는 사람이더라도 관변 단체와 주민 대표 등을 제외시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평소 친분이 있는 지인들을 선별해 문자를 보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청장은 "결혼식 초대장을 구청 내부망에도 올리지 않았고, 청장이라는 직함도 넣지 않았다. 평소 자주 연락하는 지인들에게만 보냈다"며 "굉장히 조심스럽게 선별해 문자를 보냈는데도 기분이 나빴다면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성원 기자 csw04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