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주민 "식수 해결·선석 공사 준공·해안도로 조성" 유 시장에 호소
▲ 23일 옹진군 연평도 평화공원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연평 포격 도발 4주기, 연평 주민들은 더 이상 전쟁의 아픔을 논하지 않았다.

중국 어선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각적인 대책을 요구했고, 해경이 해체된 자리에 세워진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막연한 기대를 걸었다.

'전쟁'에 감춰진 그들의 삶은, 피폐했다.

연평 주민에게는 남겨진 삶을 지탱할 힘마저 부족했다.

취임 후 처음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연평 주민들은 살아갈 터전을 요구했다.

"이틀에 한시간씩 제한 급수가 이뤄집니다. 식수마저 맘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용하겠습니까."

이성봉 소연평리 이장의 말에는 '당연한 권리'마저 누릴 수 없는 연평도 주민의 팍팍한 삶이 녹았다.

그는 여기에 "선석 공사가 끝났으면 빨리 준공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 완공에 유 시장님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연평면 부녀회장 윤덕임씨의 요구는 '관광'을 통해서라도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윤씨는 "연평도는 관광지가 돼야 살기 좋아지는 섬입니다. 아이스크림 바위와 같은 관광자원에 접근하기 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관광 해안도로를 조성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연평도에 설치된 소각장이 10년이 돼 잦은 고장으로 불편을 초래한다는 건의 사항은 물론 "노후된 어업지도선으로 어민 배가 고장나면 해결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란 박준근 선주협회 부회장의 발언은 당연한 것이었다.

연평도의 '아픔'만을 쫓았지 막상 그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해 그동안 방치했던 게 불만이 돼 터진 것이다.

유정복 시장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한 사안이 있는 만큼 꼼꼼하게 검토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