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
▲ 지난 10월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대한축구협회)컵 4강전에서 전북을 승부차기 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물리친 성남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지난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수원과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서울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 왼쪽부터 김진규 FC서울 주장, 최용수 FC서울 감독, 김학범 성남FC 감독, 박진포 성남FC 주장이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대한축구협회)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 김학범·서울 최용수 감독 설전

1996 애틀랜타올림픽 사제지간 인연

양팀 23일 '최후의 승부' 관심 집중



FA컵 결승에서 맞붙게 된 FC서울과 성남FC가 신경전을 벌였다.

조용히 시작된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며 '사제'간 피튀기는 싸움을 예고했다.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될 FC서울의 최용수(41) 감독과 성남FC의 김학범(54) 감독이 20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FA컵 결승전 미디어 데이' 행사에 참석해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 팀 감독을 비롯해 양 팀 주장인 김진규(서울), 박진포(성남), 4강전 MOR(Man of the round)을 차지한 김주영(서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결승전에서 만난 두 사령탑은 사제지간이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대표팀에서 김 감독이 코치를 맡고 있을 때 최 감독은 선수였다.

'사제'간의 입담은 닮아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양 팀은 서로를 치켜 세워주기도하고 때로는 도발했다.

마지막엔 결국 자신의 승리를 예고했다.

상대 감독을 먼저 도발한 쪽은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서울이라고 특별하진 않다. 성남은 서울보다 별이 더 많다"고 불을 지폈다.

여기서 별은 K리그 우승 횟수를 일컫는다.

FA컵과는 관련이 없지만 '전통의 강호'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 감독은 "100중에 99는 서울의 우승을 예상할 것이다. 서울의 홈구장이라서 더 그럴것이다"라면서도 "그러나 난 서울에 진 기억이 거의 없다. 난 그 힘을 믿는다"고 종지부를 찍었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성남이 K리그에서 쌓은 것은 인정한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존경'하는 감독님과의 사제대결에서 꼭 승리하고 싶다. 서울이 별은 부족할지 몰라도 미래는 밝은 팀이다"라고 맞받았다.

이어 최 감독은 "홈이라는 유리함 말고는 단판승부라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홈팬들이 많이 와서 열정적으로 응원해준다면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자신했다.

김학범 감독의 도발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1998년 애틀란타 올림픽을 예로 들며 최용수 감독에게 "최 감독은 천방지축이었다. 지금은 완전히 변한 것 같다. 지략이 굉장히 뛰어나며 배울 것도 많다"라면서도 "덩치 큰 여우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해 미디어 데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최 감독도 호탕하게 웃었다.

반면 양 팀의 주장은 적당한 수위를 유지하며 결승전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먼저 서울의 주장 김진규는 "성남은 김태환이 위협적인 선수다"라고 하면서도 "잘하지만 서울에 있던 선수라서 잘 알고 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의 박진포는 "서울은 우리보다 경험있는 선수들이 더 많다"며 "서울의 공격진 모두가 요주의 인물이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내 "김진규가 결승에서 수비실책을 하면 좋겠다"며 본심을 드러냈다.

한편, 서울은 안양LG 시절인 지난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고, 성남은 2011년 성남 일화 시절 정상에 오른 이후 3년 만에 다시한번 왕좌 탈환을 노린다. 양 팀은 오는 2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