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자 2%대 초저리 … 기관 운영비 충당 타격
재정난 市 지원금 찔끔 … 시금고 기부도 안갯속
인천인재육성기금, 인천발전연구원, 인천문화재단 등 기금에 기대서 시중 은행으로부터 이자를 받아 운영비를 충당하는 기관들의 앞날이 컴컴하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2%대로 낮아진 이율 때문에 그 자리에서 연간 억대의 손해를 보고, 유일한 '자금줄'인 인천시는 재정난에 빠져 있다.

인천시는 올해 1000명을 대상으로 10억원 범위 내에서 지역 초·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984년 12월 설치될 때 8200만원으로 시작한 인천 장학금은 현재 96억1000만원으로 불었다. 올해는 596명에게 5억4300만원을 줬다.
지금같은 상황이면 내년부터는 장학금 수혜자가 늘어날지 미지수다. 장학금은 적립된 기금에서 발생한 이자와 각종 기부금으로 충당되는데 적립 이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고, 기부금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립한 기금 이율은 평균 2.8%, 올해는 0.3% 떨어진 2.5%이다.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내년 금리는 더욱 낮아질 게 분명하다. 올해 이자 수익이 2억5000만원에 불과해 7억5000만원을 낼 기부자를 찾아야 할 형편이다.
인천문화재단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 재단의 현 기금 조성액은 515억4000만원, 지난 2012년 이자 수입이 21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16억원으로 5억원이 증발했고, 올해는 여기에 또 2억5000만원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기 예금 중에는 2.51% 이율도 있다.

심지어 인천발전연구원의 기금 115억400만원 중에는 2.42%의 저렴한 이율도 확인됐다.

문제는 이들 기금 상당수가 인천시금고로 뽑인 신한은행에 몰려 있고, 시로부터 받을 전입금은 수 년째 최악의 상황이란 점이다. 시는 올해 인천 장학금에 5억원을 출연했다. 타 지역이 수십~수백억원씩 적립하는 것과는 비교된다. 인천발전연구원에는 아예 못주고 있고, 인천문화재단은 수년째 1억원이 전부에다 사업비도 전년보다 5억원이 준 14억8800만원이다.

인발연 기금은 지난 10년 전 시로부터 60억원과 당시 시금고 은행으로부터 '간헐적' 출연금을 받아 왔다. 현 시금고인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4년만 2억원을 인발연에 출연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런데 인발연 기금 중 단 2억원을 뺀 나머지 약 90억원이 신한은행에 예치돼 있다. 이율도 2.75~2.42% 저금리다.

인천 장학기금도 11곳의 정기예금 중 농협 한곳에만 2억원이 저금됐고, 나머지 94억원을 신한은행에 맡겼다. 이 곳 금리는 2.6%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이 인천 장학기금에 매년 기부하던 1억5000만원을 내년부터 지급할지는 안갯속이다. 지금껏 신한은행은 시금고 선정 때 시와 약속한 출연금 중 일부를 인천 장학금에 줬다. 올해부터는 시금고 선정 기준이 바뀌어 출연금이 모두 시 일반회계에 포함됐다. 인천유나이티드 또한 신한은행으로부터 받던 기부금을 못 받을 가능성도 이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이자를 받아 운영하던 기금이 금리가 떨어지면 적립된 돈을 헐 수 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 처한다"며 "시금고로부터 받던 출연금도 더 이상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