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동구지부 설문조사 335명중 317명 … 긍정답변 1명도 없어
내년부터 구내식당을 폐쇄하겠다는 인천시 동구의 결정(인천일보 11월20일자 19면)이 직원들의 의견과 무관하게 추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가운데 무려 94.6%가 폐쇄를 반대한다는 설문조사가 뒤늦게 공개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 동구지부는 20일 '구내식당 폐쇄 방침에 대한 직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10월21일부터 24일까지 구 직원 335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구내식당 폐쇄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한 사람은 317명(매우 잘못됐다 213명, 잘못됐다 104명)으로 94.6%에 달했다. 긍정적인 답변(잘됐다, 매우 잘됐다)을 한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구내식당 폐쇄가 지역경제 살리기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0.9%에 이르는 271명의 직원들이 '없다'(전혀 없다 74명, 거의 없다 197명)고 답했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64명(19.1%)에 불과했다.

구는 지난 12일 위탁 운영 기관인 동구지역자활센터에 계약기간이 끝나는 오는 12월31일자로 구내식당을 폐쇄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주변 식당을 살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분과 달리 저소득층 일자리가 줄어들고, 전통시장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질 않는다.

직원들은 기타 의견으로 "식당 운영은 자활사업으로 이뤄진다. 아무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것은 옳지 않다""주로 하위 직원들이 이용하는데, 폐쇄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등의 목소리도 내놓았다.

한 공무원은 "구내식당을 문 닫으면 가까운 식당 몇 군데만 호황을 누릴 것이다. '지역경제 살리기'가 아닌 '특정 업소 몰아주기'가 아닐까 우려스럽다"며 "몇몇 식당만 배불리고 '정경유착'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부당 지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구내식당 폐쇄가 아닌 회식(39.9%), 전통시장 장보기(16.9%) 등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뜻을 보이고 있다.

동구노조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구청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계속 미뤄지다가 20일 '만날 의향이 없다' 공식 답변을 들었다"며 "직원과의 소통, 폐쇄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