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매니저 '일본해 표기' '고가' 논란 해명했으나 리콜·가격조정 無
▲ 19일 오전 경기 이케아 광명점에서 취재진이 개점 준비중인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가구업계 득실여부 지켜봐야 할 듯

한국에 진출한 이케아가 국내 시장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이케아는 장식용 벽걸이 지도에 '동해 대신 일본해'라고 표기해 한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한국에서 판매 예정인 일부 제품의 가격을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매겼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현재 가격을 바꾸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하지만, '가구 공룡' 이케아의 순탄하지 못한 국내 진출이 지역 가구업계에 득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게 업계의 분위기다.

20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케아는 다음 달 18일 한국 내 첫 매장인 광명점 개장을 앞두고 일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모양새다. 이케아가 불러온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장식용 벽걸이 지도의 일본해 표기 논란과 함께 최근 불거진 '가격 논란'이다. 이케아가 두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내놓은 해법마저 신통치 않아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은 더해 가고 있다.

이케아는 일본해 표기 논란에서 비롯된 '불매 운동' 조짐이 확산되자,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앤드류 존슨 이케아코리아 세일즈 매니저는 지난 19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동해 표기 논란과 관련해 한국 소비자에게 사과 드린다"면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리콜과 관련해선 "리콜은 안전성에 위험이 있을 때만 한다"는 원칙을 들어 리콜 예정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앞으로 동해 표기는 검토 중이고, 관련 제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지 않겠다는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이 정도로는 국내 소비자가 납득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가격 논란은 이케아가 지난 12일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를 열면서 8500개 제품 사진과 가격을 공개하며 불거졌다. 소비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해외 제품들과 비교해 국내 제품에 최대 1.6배 정도 가격을 더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이케아 측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면서도 가격 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케아는 현재 책정된 가격을 변경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 대한 분석과 상황을 고려해 가격이 책정됐기 때문이라는 게 명분이다.

주부 이현지(34)씨는 "이케아 국내 진출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지만, 지금은 이케아의 현지화 전략에 굉장한 불만을 갖게 됐다"며 "이케아는 국내 정서에 가장 민감한 애국심은 물론, 이케아에게 바라는 저렴한 가격에서 실망감을 줬고 ,해결을 위한 자세도 못마땅해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케아의 국내 진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지역 가구업계는 '이케아의 위기'를 평가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인천 서구의 한 가구 업체 관계자는 "일각에선 이케아가 국내 시장 정서를 읽지 못해 까르푸(프랑스 대형 할인 체인점)처럼 될 것이란 얘기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당분간 소비자들의 반발로 초기 입지는 흔들릴 수 있어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시장에 녹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