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남동구의회, 내달 미얀마·대만 등 5 ~ 6일간 일정 해외 연수
복지정책 벤치마킹 명목 관광코스 도배 … "혈세 사용 막아야" 지적
인천시가 재정난으로 내년도 긴축예산을 편성하는 와중에 일부 구의원들이 연달아 동남아 유명 관광지에 해외연수 갈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진 복지 정책을 벤치마킹하겠다면서 상대적으로 낙후한 곳을 대상지를 정하고 관광으로 일정으로 채우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핑계까지 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연수구의회와 남동구의회는 각 구의원들이 다음 달 미얀마, 싱가포르, 대만으로 5~6일간 해외연수를 떠난다고 30일 밝혔다.

연수구의회는 사회복지 시설을 둘러보고, 구에 접목할 수 있는 좋은 시책을 발굴한다면서 미얀마를 방문지로 선택했다. 방문 일정은 복지 정책과 상관없는 사원, 호수공원, 유적지로 온통 채워졌다.

6일간의 일정 가운데 관련성이 있는 건 그나마 고아원 정도다. 남동구의회도 선진 문화를 배운다더니 여행사에서 강력 추천하는 관광지로 일정을 도배했다.

남동구 사회도시위원회의 연수 일정안 1일째를 보면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 충렬사, 용산사를 간다고 돼 있다.

이 세 곳은 현지에서 '택시 시티 투어'로 유명한 코스다. 이밖에 영화, 드라마 배경으로 유명한 지우펀과 국립 야류 해양 공원, 타이완 야시장 등 대부분의 일정이 외유 성격이었다.

이런 의원들의 행보를 두고 공무원 내부조차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연수구 한 공무원은 "구청장이 구청 직원들에게 연수 따라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할 정도로 의원들의 외유가 공무원에게 불똥이 튈까 우려된다"며 "의원들 놀러가는데 구민 혈세를 사용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에 사용되는 예산은 연수구의회 2860만원, 남동구의회 2850만원이다.

남동구의회 의장은 "계획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간다. 예산이 아깝지 않도록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말했다.

/구자영·정아주 기자 aj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