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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대표적인 공원인 불로뉴 숲은 파리 시내에 있는 47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공원과는 규모나 내용이 확연히 다르다. 파리의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16구(區)의 서쪽에 위치한 불로뉴 숲은 면적만도 8.5㎢ 나 되며 공원 내에는 자동차 경주장, 승마코스, 자전거 경주로, 카페, 레스토랑 등이 자리 잡은 다목적 공원이기도 하다. ▶필자가 70년대 파리에서 언론사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을 때 불로뉴 숲은 우리 가족들의 단골 피크닉 장소이기도 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가족들과 숲 속에 자리 잡은 호숫가에서 피크닉을 즐겼고 서울에서 파리를 찾은 친지들과는 불로뉴 숲에 있는 프레·카트랑이란 당시 이름 있던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던 기억도 새롭다. 파리 시내에 불로뉴 숲(공원)이 있다는 것을 시민들은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불로뉴 숲은 원래 왕실 소유의 사냥터였으나 1852년 나폴레옹 3세가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재조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숲 북쪽에는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동물원 겸 어린이 놀이터 공원이 있는데 규모는 작지만 항상 부모들과 같이 온 어린이들로 붐빈다. 주불 한국대사관저가 있는 파리 교외의 또 다른 부촌 느이와 인접해 있는 동물원에서는 봄철이면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연이어 펼쳐지기도 한다. ▶지난주 유럽여행 도중 파리에 들렸다가 여성 핸드백으로 유명한 루이·뷔통 재단에서 미국 건축가 프랑크·게리의 설계로 개관한 현대미술관 개관식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과 펠르랭 문화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개관식에서 대통령은 '루이·뷔통의 현대미술관은 지성과 창조와 기술의 기적이 함께 어울려진 빛의 성당'이라고 극찬했다. ▶루이·뷔통을 위시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치성 고급 제품 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베르나르·아르노 회장은 스페인 빌바오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하여 일약 세계적인 건축가가 된 프랑크·게리에게 미술관 설계를 의뢰하고 파리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달라고 부탁하면서 전권을 위임했다고 한다. 티타늄 금속으로 지어진 빌바오와는 달리 유리 소재 2층 건물의 루이·뷔통 미술관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파리의 건축 역사의 또 다른 시대를 실감했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