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개헌론 반발 추측 … 당내 갈등 우려
잔존 7명 … 친박인사 동반사퇴땐 상황 최악
▲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전격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100일을 갓 넘긴 김무성 대표 체제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김 대표의 '개헌론' 발언 등으로 시작된 당·청 갈등이 김 최고위원 돌발사퇴를 계기로 이제는 전면적인 당내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서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법의 통과를 주장하며, "국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저 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치는 차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고위원직 사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최고위원을 사퇴한다. 번복 가능성은 없다"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은 최고위원직을 던지는 것밖에 없다. 국민에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볼 때 국회의원이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은 현안인 경제활성화 (법안을) 쿨하게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이 법안의 통과가 전제돼야 이후에 개헌도 가능하다는 뜻에서, 나부터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던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개헌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면서 대통령한테 염장을 뿌렸다"고 언급해 최근 '개헌 봇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에 이어 3위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당내 대표적인 개헌론자로서 경남 거창군수·경남도지사를 거쳐 이명박정부 시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도 했다.

선수(選數)는 재선밖에 안 되지만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김 최고위원의 사퇴로 인해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정원 9명 중 7명이 남게 됐다.

현재 지명직으로는 이정현 최고위원만 임명돼 있고 나머지 1명은 공석인 상태다.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1개월 이내에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보궐선거를 해야만 결원을 채울 수 있다.

만일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손꼽히는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향후 동반 사퇴할 경우 과거 관행에 따라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전당대회를 다시 치루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사의 표명과 관련, "조금 이해가 안 가는 사퇴인데 설득을 해서 다시 철회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학 기자 jshin02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