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2015 유네스코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된 인천의 도서관이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사서가 한 명도 없는 도서관이 수두룩 한데다, 학교 도서관 사서마저 대거 계약해지 될 위기에 놓여 있다니 안따깝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190명에 이르는 인천 학교도서관 사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0명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학교도서관 사서 인건비는 교육청과 각 학교, 기초단체가 나누어 지원하고 있었지만 최근 교육부가 기초단체의 사서 인건비를 '교육경비보조사업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내년부터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당장 연수구와 남구 등의 기초단체가 지원하던 학교 80개 도서관 사서는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 사서들은 시 교육청이 이 몫을 떠안아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교육청 역시 재정난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내년부터 도서관을 갖춘 관내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는 전문 사서 한 명 없이 비 전문인으로 도서관을 운영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는게 현실이다.

인천지역 공공도서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총 49개의 인천지역 공공도서관가운데 11개 도서관이 사서 숫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서관법은 모든 도서관이 최소 3명 이상의 사서직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11개 도서관은 사서가 전혀 없거나 1~2명에 불과해 문화체육관광부 기준이 정한 정식 도서관으로 등록이 불가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인천시와 시 교육청은 예산 문제에 부딪쳐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서관이란 기록된 지적 문화재의 내용을 사회적으로 제어하고 제공하는 기관이다. 사서는 고등 교육기관에서 문헌정보학을 이수하고 각종 도서관(자료실) 및 정보기관에서 이용자의 정보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문헌을 수집·정리·보관하고 대출과 필요정보를 서비스하는 사람이다.

이용자를 알고, 자료를 알고, 이용자와 자료를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사서없는 도서관은 있으나 마나다. 인천지역 공공기관은 예산 타령만 하지 말고 도서관이 제 기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사서직 확보에 힘써야 할 때다. 내년은 인천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책 수도의 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