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 찰떡호흡 자랑 … "함께 많은 시간 보내 마음 이해"
▲ 20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보치아 혼성 복식 BC3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김한수가 공의 방향을 계산하고 있다. 오른쪽 여성은 김한수 선수의 어머니이자 보조자인 윤추자씨. /연합뉴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가 아픈지, 기분이 어떠한지 말이예요."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는 '목소리'를 통해 이뤄지는 대화가 불편한 선수들도 대거 출전했다.

청력을 잃어 상대방의 음성을 들을 수 없거나, 뇌를 다쳐 발음을 구사하기 힘들어 말로 하는 대화에 능숙치 못한 이들이다. 일반적으로 말하기와 듣기가 되지 않으면 소통에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선수들 제일 가까이에 있는 선수와 코치, 보조 요원들은 모두 "NO!(힘들지 않다)"라고 답한다.

그들에게 소통을 하기 위해 쌓아온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었다.

임원들은 선수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욱 친근하게 다가서고,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언어의 장벽'을 무너트렸다.

뇌성마비 선수들이 참가하는 보치아 경기는 등급에 따라 선수를 도와주는 보조 요원이 메달을 받을 만큼 선수와 임원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임광택 보치아 감독은 "대회에 나가기 전 두 달 동안 1대1 매칭 시스템을 운영한다. 경기 보조원은 선수와 경기 준비를 하는 것은 물론, 식사보조, 이동보조, 신변처리 보조까지 다 한다"면서 "숙소도 같이 쓰기 때문에 이들은 가족보다 더 애틋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전한다. 7인제 축구 경기의 김일섭 감독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선을 두지 않는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몸이 많이 불편하니까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가르칠 때 만큼은 선수들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마음이 통하는 사이다. 감독이다 보니 잘못된 점을 지적도 하지만 마음이 통하기 때문에 선수들도 혼내는 날 이해해 준다"고 설명했다.

서로가 가르치고, 배우는 입장이기에 어떨 때는 엄하게 할 때도 있지만 연습 외에 시간에는 친근하게 다가선다는 점을 감독들은 입을 모아 강조했다. 박정호 육상 경기 감독은 "아무래도 내가 감독 자리에 있다 보니 가끔 선수들에게 엄하게 해야 할 때가 있다"면서 "그럼에도 내가 강조하는 것은 '호흡'이다. 선수들에게 나는 친구, 동생 같기도 한 감독이다"고 말했다.

/구자영·김근영 기자·김혜림 인턴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