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수도권의 관문항만이자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수많은 섬을 보유한 해양도시다. 사실 인천은 200만 TEU의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여개의 국제여객선이 취항하고 있으며 연간 100여척의 크루즈가 기항하는 우리나라의 얼굴이 되는 항만이다. 거기다가 풍부한 수산물과 해저자원 그리고 인천앞바다 섬을 연결하는 여객항로를 지닌 도시와 자연생태계가 어우러진 지역이다.

그런데 중앙에 있는 정책결정자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가 않다. 마치 우리나라의 해양도시는 부산밖에 없다는 식의 발상을 갖고 있다.

수도권에 있던 그 많던 해양수산기관들이 죄다 부산으로 이전하거나 이전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에 있던 해양조사원은 작년에 이전했고 한국선급도 마찬가지고 서울의 해양수산개발원은 내년 1월에 이전할 것이고 안산의 해양과학기술원도 머지않아 이전할 것이다. 극지연구소만 겨우 붙들어 놨다. 해양박물관도 부산에 있고 해양관련 교육기관도 부산에 몰려 있다. 부산의 북항재개발에 그 많은 예산을 투입했으면서 인천 내항재개발은 아직 예산 한 푼 배정되지 않았다. 세상에 어느 나라가 해양기능을 한 도시에 몰아주고 나머지를 황폐화 하는가.

인천의 우수한 인재들이 항해사 기관사가 되려면 부산으로 가야 한다. 배를 운전할 자격증이라도 따려면 부산으로 가야한다. 재교육이라도 받으려면 부산으로 가야한다. 그러다 보니 인천에는 세월호 이준석 선장같이 경쟁력 없는 선원이나 존재하고 내항화물선에도 수많은 외국인 선원이 존재한다. 좋은 선원은 모자라서 난리면서 제대로 된 교육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항선 운항은 운전면허와 마찬가지로 주부들도 나이든 퇴직자들도 운항할 수 있을 만큼 현대화됐다. 그런데 왜 상용교육기관을 인천에 만들어 주지 않는가. 그리고 인천에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없는가.

수리조선소 허가를 내주지 않아 인천의 큰 배는 고장이 나도 수리조선소가 없어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국제여객선과 크루즈선박이 들어오는 항구인데도 크루즈 터미널이 없어 화물부두에 대고 있으며 중앙정부가 국제여객터미널 신축을 해주지 않고 항만공사에 맡긴 유일한 항만이다. 인천의 항만배후부지는 대기업의 제조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 놓고 선진 해양강국들의 항만들과 경쟁하라고 한다. 상하이처럼. 홍콩처럼. 싱가포르처럼. 르아브르. 로테르담. 롱비치. 뉴욕뉴저지처럼 자유롭게 기업을 유치하고 개발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 달라. 그래야 인천항만을 따라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수 많은 젊은이들을 실업상태에서 구할 수 있고 인천의 1인당 국민소득을 울산이나 창원 못지않게 상승시킬 수 있다.

인천은 해양도시고 아주 많은 해양유산과 수요가 있다. 그렇다면 인천의 수요를 감안해서 해양관련기관의 인천분교 인천분원이라도 세워달라. 인천의 해양인력을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달라. 그리고 인천의 항만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타 항만과 동일한 예산 투입과 재정지원을 해주고 규제의 족쇄를 풀어 달라.

/정유섭 인하대학교 물류대학원 겸임 교수인천항만물류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