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선수에 힘찬 응원·박수 … 박홍규, 전주현에 3 대 1 승
▲ 21일 인천 송도 글로벌대학체육관에서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 게임 탁구 남자 개인 4강전 한국 박홍규와 북한 전주현의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북한 선수단 등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한민국 박홍규(오른쪽) 선수와 북한 전주현 선수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둘로 나뉘어 있었지만 '하나'였고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펄럭였던, 남과 북의 우애를 확인한 마음 따뜻해지는 경기였다.

남북 관중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채 경기 내내 두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힘찬 응원을 이어갔다.

21일 오전 11시50분쯤 송도글로벌캠퍼스체육관. 오전 내내 비어있기만 했던 관중석이 하나 둘 3 코트 경기장을 중심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남측 박홍규 선수와 북측 전주현 선수가 출전하는 남자 개인전(TT6) 4강전 경기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태극기를 들고 온 관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태극기 대신 그들 손에 쥐어져 있던 건 통일 한국을 상징하는 깃발인 한반도기였다.

경기가 시작하자 이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양측 선수에게 환호성을 보냈다.

남측이던 북측이던 상관없이 득점을 한 선수에게는 응원의 함성을, 실점을 한 선수에게는 위로의 박수를 건넸다.

양측 선수를 응원하는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인천시민의 마음속에 담긴 통일 염원의 강렬한 한줄기 빛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염원은 남측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들에게도 전해졌다.

경기를 관람한 일본인 시마다 나오미(47)씨는 "남과 북의 첫 경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양측 선수를 응원하러 왔다"면서 "누구의 승리를 바라고 온 게 아니라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전했다.

경기가 끝나자 남측 박 선수와 북측 전 선수는 한 자리에 모여 다정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 각자의 팀으로 돌아갔다.

응원단도 아쉬운 지 사진을 찍는 두 선수를 바라보다 이내 자리를 떴다. 이날 경기는 남측 박 선수가 북측 전 선수를 3 대1로 이기면서 5 라운드를 남겨둔 채 끝이 났다.

/구자영 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