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재정현황] 56.78% … 전년比 13.98%p 뚝
세입 감소·의존재원 증가 탓
올해 크게 나아지지 않을 듯
추락하는 재정자립도에는 날개가 없다. 인천시의 재정자립도가 지난 2001년 이후 최초로 50%대로 대폭 하락했다. 채무규모, 채무비율, 공기업 부채규모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도 '빨간불'이 커졌다.

안전행정부는 2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현황을 통합공시했다. 안행부는 매년 지방자치단체의 결산 결과를 모아 각종 재정지표를 적용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기준은 지난해 말이다.

인천시의 재정자립도는 56.78%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얼핏 순위는 높아 보이지만, 지난해 재정자립도가 70.7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13.98%p나 하락한 수치다. 또 50%대의 재정자립도는 안전행정부가 통계를 공개하고 있는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자체세입이 감소한 대신 의존재원이 늘어나고, 지방채 발행액도 지난 2012년보다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자체세입은 3조681억원으로, 지난 2012년 3조1226억원보다 545억원 줄었다. 시가 스스로 벌어들이는 세금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의존재원은 2012년 1조2528억원에서 지난해 1조4842억원으로, 지방채 및 예치금 회수액은 376억원에서 850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이 약간 늘었고, 차환채 발행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준 재정자립도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지난 2012년과 지난해에 있었던 대규모 자산 매각이 없어, 재정자립도의 핵심인 자체세입이 3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천은 한 때 전국에서 가장 높은 재정자립도를 자랑했다. 지난 2008년 71.2%, 2009년 75.7%, 2010년 70.0% 등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재정자립도를 기록했다. 시 재정난과 세입 감소에 따라 높은 재정자립도는 이제 옛말이 됐다.

다른 지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채무규모는 3조1578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재정규모가 26조8029억원으로 인천의 3배에 육박하는 서울시는 겨우 2조9326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경기도는 채무 3조5222억원으로 1위지만, 재정규모는 인천의 2배인 18조87억원이다.

인천시는 순수세입과 세출을 비교해 적자와 흑자를 가리는 통합재정수지비율에서도 -5.48%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세입액은 6조3927억원이었는데, 통합재정규모는 6조7635억원이었다. 사실상 적자라는 뜻이다.

시 관계자는 "차환채 발행과 세입 감소로 재정자립도가 떨어졌다"며 "올해 재정자립도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