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인천에서 시작한 최초의 역사 11 점자
▲ 송암 박두성(오른쪽) 선생이 조수와 함께 점자책을 만들고 있다.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7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양궁, 육상, 배드민턴, 사이클, 유도, 역도 등 낯익은 종목과 함께 다른 대회에선 볼 수 없는 론볼, 골볼, 보치아, 휠체어 댄스스포츠, 휠체어 농구, 7인제 뇌성축구, 5인제 시각축구 등이 각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이 중 5인제 축구와 골볼(Goal ball)은 시각 장애인이 하는 경기이다. 소리 나는 공을 이용하여 상대 팀 골대에 볼을 넣는 골볼과 시각을 완전 차단한 채 전맹부와 약시부로 나눠펼치는 5인제 축구는 선수들이 공속의 방울소리를 듣고 속도감 있는 경기를 해 관중들에게 경이감을 준다.

이 같은 시각 장애인의 체육활동에 눈을 돌려 1918년 '제생원(濟生院) 맹아부'에서 이미 우리나라 최초로 '맹아부 운동회'를 개최한 것을 보면, 선대들의 선구적 열정에 흠모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제생원엔 이를 이끈 선구자가 있었다. 시각 장애인의 성장 발달의 중요성을 직시하여 그에 평생을 바친 강화 출신의 교육자 송암 박두성 선생이 그분이다. 선생은 특히 시각 장애인의 지덕 교육에 더욱 초점을 두었고, 1926년 11월4일 우리나라 최초로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訓盲正音)'을 창안ㆍ발표해 민족적 자긍심을 우뚝 세우는 한편 그 암흑기에 사회복지 실현의 큰뜻을 몸소 세상에 밝혔다.

미국인 선교사 '홀'이 1898년에 소개한 미국식 변형 점자와 1913년 조선총독부가 가르쳤던 일본식 점자에 회의를 갖고 있던 선생은 제생원 맹아부 안에 비밀리에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조직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시각 장애인에게 광명을 주었던 것이다.

선생은 그 후 '조선어독본(朝鮮語讀本)'을 비롯해 2백여 종의 각종 점자책을 발간하는 등 1963년 작고하기 직전까지 줄곧 시각 장애인의 교육 사업에 헌신하였다. 점자 기념일이면, "한글 점자만은 남북이 통일됐다."며 제자들과 흐뭇해 했다고 한다. 후대들에게 '시각 장애인의 아버지'로 추앙받아 국립서울맹학교에는 '박두성 한글점자 찬앙기념비'가 세워졌고, 인천시에서는 '송암 박두성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조우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