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요즘 인천시 산하 몇몇 지자체단체장들의 행보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호화취임식'으로 세간에 회자됐던 동구청장이 또다시 '호화집무실'을 꾸미느라 2000만원 가까운 세금을 썼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동구청장은 취임을 앞둔 지난 6월말 1767만원을 들여 구청장실을 리모델링하고 새롭게 집기를 구입했다는 보도다. 화장실 공사와 붙박이장 교체, 집기류 구입, 소파와 소파테이블 등을 교체했다는 것이다. 앞서 취임식 때에도 1075만원의 예산을 쓰며 인천지역 10개 구·군 지자체장 취임식 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남동구청장은 비교적 수준 높은 문화예술활동을 벌여온 남동소래아트홀의 관장을 전직시키고, 여직원들을 내보내는가 하면 여성 사무관(5급) 9명 전원을 주민센터 동장에 배치해 성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또 공무원들에게 유니폼과 명찰 착용을 지시한데 이어 최근엔 남동구 만수동에 설립될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해 장애인을 차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남동구청장은 최근 인천시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인천 교육청이 추진중인 남동구 만수동 특수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동구청장과 남동구청장의 작금행태를 보면 우리나라가 다시 60~70년대로 회귀한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군사정권 하에서 보였던 공무원들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보는 것 같다는 얘기다.

과거 경찰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동사무소 직원들까지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상당한 권위의식을 갖고 있었다. 관공서 문턱을 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같은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공직자들에게 만연했기 때문이었다.

자고로 공무원들, 그것도 책임질 위치에 있는 고위공무원들은 주인이 아닌 공복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권력을 누리기보다 공인으로서 시민들의 공익을 위해 뛰어야 하는 것이다. 시민, 구민들이 뽑아주는 이유가 공익에 헌신하라는 의미이지, 공직을 활용해 마음껏 세금을 쓰고, 인사를 함부로 하라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세인들에 회자되는 몇몇 구청장들은 참다운 공직자의 자세로 돌아가 시민 위에 군림하는 주인이 아닌 시민을 받드는 공복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