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등 주요언론 대서특필
결승전 경기실황 녹화중계 방영
남한대회서 일본 제압 사실 강조
북한 여자축구팀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자 북한 매체들은 이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남한에서 '숙적' 일본을 꺾은 사실을 최대한 부각하며 주민들의 자존심을 고취하는 양상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북한 여자축구팀의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소식을 '선군조선의 존엄과 영예를 떨친 장한 딸들에게 열렬한 축하를!'이라는 제목으로 1면에 게재했다.

북한 선수들이 골을 터뜨리고 환호하는 모습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공기를 펼쳐든 모습이 담긴 사진들도 함께 실렸다.

신문은 "우리나라 팀이 민족의 존엄과 영예를 높이 떨쳤다"며 "이번 승리는 우리 당의 체육강국 건설 구상이 빛나는 현실로 펼쳐지고 있음을 확증해주는 뜻깊은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조선중앙TV는 경기가 끝난 지 한 시간여 밖에 안된 1일 밤 11시께 긴급 보도로 북한 여자축구팀의 승리 소식을 간략히 반복적으로 전하며 녹화 실황 중계를 예고했다.

이 같은 긴급 보도는 중앙TV가 최고지도자의 신년사 발표와 같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방영할 때 극히 드물게 나오는 것이다.

중앙TV는 예고대로 이날 밤 1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전을 북한 최고의 축구 해설자로 꼽히는 리동규 박사의 해설로 처음부터 끝까지 방영했다.

리 박사는 일본 여자축구팀이 '세계 1등 팀'이자 '아시아 패권팀'이라며 "아시아 패권국이라고 자랑하던 일본 팀을 납작하게 만든 아시아 패권국이 우리 팀"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은 TV로 경기를 시청하며 밤을 지새웠다.

평양 김만유병원 직원인 김창식은 가족들과 함께 TV로 경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며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께서 세차게 일으켜주신 축구열풍, 체육열풍 속에 지금 온 나라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노동신문에 말했다.

평양 은정구역 청소년체육학교 축구지도교원인 박혁영은 "남조선 땅 한복판에 우리 공화국기를 높이 띄웠으니 그것이 더욱 기쁘다"며 감격을 토로했다.

북한 매체들도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반영하듯 북한 대표팀이 남한 안마당에서 승리를 거둔 점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노동신문은 1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준결승전에서 남한을 꺾은 데 대한 남한 언론 보도를 소개하며 기사 제목을 '강한 북, 고개 떨군 남'으로 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