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 한국이벤트컨벤션학회장
AG 개막식은 물론 운영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시작이 반인데 개막식에서 무대를 압도하지도 못하고, 우리나라는 물론 인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한마디로 최악의 대회라고 운운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표면적으로 대회 예산은 3조원 가량이고, 이중 개막식의 공연예산은 239억이 투입되어 한국영화계의 '거장' 임권택(68)감독과 장진(43)감독의 지도아래 '아시아의 미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3시간 동안 한류스타를 중심으로 역대 한국을 빛낸 스포츠 스타 등 2700여명의 출연진들에 대한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조직위원회가 이벤트의 특성요소인 사업성, 집객성, 상징성, 계획성, 일회성 등을 적절한 활용과 응용으로 문화적 감동은 물론 가치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전개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AG 개막식과 운영에 대해 아쉬움을 갖는 것은 높아진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를 채우는데 효과 대비 효율만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동·하계올림픽에서 세계5위-10위권의 스포츠강국이며, 수많은 국제행사를 개최한 국가이다. 그리고 최근 개막식 비용 포함 510억 달러(55조원) 예산을 사용한 2014소치동계올림픽과 개막공연을 위해 4200만 달러(488억)를 사용한 2012런던올림픽, 1억달러(1000억)를 사용한 2008베이징올림픽, 1억1000달러(1100억)를 사용한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계 속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개최국의 개막식을 TV시청을 통해 본 기억이 있다.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국민들의 머릿속에는 당연히 비교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개막 공연에서 가장 비용을 효율적으로 책정(488억원)했다는 영국의 경우, 자원봉사자 1만명을 포함해 2만명 규모이고 공연 스태프는 2000명에 이른다. 개막 공연에 투입되는 각종 소도구는 1만2956가지로 일반 뮤지컬 공연과 비교해 100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출연진 의상은 2만3000여벌이 된다. 공중 연기를 위해 필요한 특수와이어 장비는 코끼리 다섯 마리의 무게에 해당하는 최대 25t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막식 공연 무대는 1만 5000㎡로 올림픽 수영장 12개 넓이와 맞먹는 규모다. 2010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 개막식은 런던올림픽보다 많은 1100억원 규모로 엄청난 물량공세로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런데 금번 2014인천아시아게임 개막식은 어떠한가? 세계적인 메가(Mega)이벤트를 충분하게 경험한 우리 국민에게는 초라하기 그지없고, 웅장하지 못하니 어떠한 상징과 메시지의 표출도 없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할지 모른다.
국력이 강한 나라일수록 국제행사를 통해 세계 속에 중심으로 표출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확산한다. 그러기위해 적절한 예산을 확보하여 최대 효과를 만들려고 도전하고 모험을 한다. 미국의 이벤트학자인 예먼(Yeoman) 등은 이러한 행사를 매개체로 하여 도시디자인, 도시의 자부신과 정체성, 유적지 보전, 도시 재개발, 고용발생, 투자와 경제개발 등의 지역사회 전망에 매력적인 작용을 하고 있고, 안나 잭슨(Anna Jackson)은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고,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 도시 설계에 대한 새로운 개념, 모든 종류의 새로운 기술이 연이어 소개된다고 주장한다.
GDP 3만 불 시대를 앞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젠, 선행사례를 통한 적절한 예산을 책정하여 그에 걸맞은 국제행사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당당하게 만들어 보자. 결과적으로 예산 규모로만 본다면, 금번 인천AG 개막식은 물론 경기 운영 등은 최근 몇 년간 개최된 2008북경올림픽·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런던올림픽, 2014소치동계올림픽 대비하여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낸 성공적인 대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