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달 19일 시작된 인천아시안게임이 벌써 폐막을 앞두고 있다. 2007년 아시안게임의 원조격인 인도와 치열한 경쟁 끝에 유치해 성공, 7년여의 준비기간을 가진 인천아시안게임은 미흡한 대회 운영으로 여러 지적을 받아왔다. 절대 꺼지지 않아야 할 성화가 꺼져 버렸고 냉방시설, 편의시설 미비로 선수와 관계자들의 불만을 샀다. 선수들이 먹는 도시락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가 하면 선수촌에 술 취한 사람이 난입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이탈하거나 도박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통역담당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거나 사라지기도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 여러 차례 지적됐던 대회를 총괄하는 조직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문제점들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조직위 구성부터 운영까지 이러저러한 불만 속에 아시안게임은 세계신기록이 잇따라 나왔고 감동적인 승부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히기에 충분했다. 우리 땅에서 오랜 만에 스포츠 남북대결이 펼쳐졌고 성숙한 시민들은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응원해 해외 선수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대테러와 대회장 안전사고, 치안문제 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간만에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인천에서 처음으로 열린 메가스포츠 대회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2018년에는 평창올림픽이 있고 내년에는 광주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린다. 조직위 구성부터 제대로 꾸려야 할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처럼 중앙·지방 공무원에 민간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터인데 구성부터 일 할 수 있는 사람, 대회 후에도 중앙·지방정부에서 핵심적으로 일할 사람이 조직위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시안게임과 중국 최대 휴가철이 맞물림에도 제대로 된 관광상품이 없어 대목을 놓쳤다는 말들이 계속 나온다. 스포츠대회든 세미나든 참가한 관계자들이 한국의 멋을 알고 한국상품을 사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한다. 폐쇄된 조직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교훈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 재정위기 속에 아시안게임을 통해 안전한 도시, 발전하는 도시라는 브랜드를 얻은 인천은 이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해 세계 여러 도시와 경쟁할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