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연 인천시궁도협회 회장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표어를 내걸고 45억 아시아인을 대표한 45개국 13,000여명의 체육인들이 모인 아시아경기대회가 19일 오후 19시 19분에 막을 올렸다. 서구 주경기장을 찾는 인천시민의 대부분은 평생에 이런 기회를 인천에서 또 가질 수 있겠느냐는 자위를 하며 교통 불편을 감수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개통이 AG 개회식에 앞섰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비록 카타르나 북경대회처럼 기하학적인 자금을 투자하지 않았지만 적은 예산으로 볼거리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원이 동원된 부평 풍물단의 손님맞이 공연과 '유정복' 인천시장의 영상 환영 인사를 접하는 순간 인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명의 선수와 관중들의 환성이 하나가 된 카운트다운으로 역사적인 행사가 개막되는 순간 45억의 아시아인은 하나가 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배우 '장동건' 씨와 함께 등장한 굴렁쇠 소녀는 26년 전 88올림픽 당시의 잔잔한 감동을 또 한 번 안겨 주었다. 인천청일초등학교 리듬체조 선수 '김 민' 양과 함께 굴렁쇠를 굴린 45명의 소년들은 45억 아시아인의 화합을 의미했다. 무대에 등장한 여인의 치마에 밝혀진 청사초롱 불빛을 홀로그램 인물로 접합시킨 귀빈맞이 화면은 인천을 찾은 손님들에 대한 동방예의지국의 예우였다. 손님맞이의 감동은 30번째로 입장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선수들에 대한 관중들의 열열한 환호와 박수로 이어졌다. '아시아의 뜨거운 심장들이 모인 여기 아시아의 인천을 노래하라'며 '아시아드의 노래'를 원고지에 옮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 은' 시인이 진작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인천의 최초면 대한민국의 최초라는 자부심을 강조한 우체국·전화·철도 건설과 인천국제공항을 무대에 올린 것은 전국체전 개회식에나 어울리지 않을까. 차라리 눈먼 아버지를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 백령도 앞바다 인당수에 몸을 던진 효녀 '심청'의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펼쳤으면 하는 생각이다. 반면에 국민가수 '조수미' 씨와 919명의 합창단의 아리랑 열창, 한류스타 '김수현' 배우가 돛단배를 타고 아시아 각국을 방문하는 영상은 아시아인들에게 큰 공감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필리핀 출신 국회의원 '이자스민'을 태극기 입장 주자로,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스타가 된 '이영애'배우를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등장시킨 발상도 아시아인들에게 큰 호감을 선사했다. '조수미' 가수와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 월드스타 '싸이'와 중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의 합동 공연 무대와 행사 말미에 선수단과 관객 6만 명이 하나가 되어 말 춤을 춘 감동의 이벤트는 입장권이 비싸다는 인식을 한 순간에 바꿔주었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처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은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진 화합의 한마당 축제였다. ㈔인천전통편사놀이보존회(회장 여영애)는 아시아경기대회를 맞아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3일간 도호부청사 마당에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전통 활쏘기 연희 마당을 개최한다.
매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는 시연회는 인천의 궁도인들과 국악인들이 한마당이 되어 역사 깊은 인천전통편사놀이의 중요 장면을 공연해 일반 시민들은 물론 인천을 찾은 외국 선수단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