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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늘 저녁, 제17회 아시아경기대회의 화려한 막이 오른다. 이 잔치는 45억 아시아 이웃들에게 사상 최초로 우리 고장 인천의 어제와 오늘을 알리는 동시에 대회 기간 중 각국의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이해를 증진하는 화합의 자리여서 매우 뜻이 깊다고 본다. ▶그간 아시아 각국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가 못했다. 기아와 질병과 독재에 시달리고 있거나 몰염치한 자국의 이익 확대에 골몰해 왔고, 혹은 '탈아입구(脫亞入歐)의 미망을 버리지 못한 채 아직도 갈등을 일삼는 현실에서 볼 때, 아시아 경기대회는 이례적인 친교의 장(場)이랄 수 있다. ▶스포츠 말고는 그 어느 분야도 이 같은 화합의 대역사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 대회가 계속되어야 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시아인이 공유할 역내 공동체의식을 발굴해 향후 각국이 평화와 우애를 더욱 돈독케 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한국이 오늘과 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적 가치관, 특히 어른을 공경하는 아름다운 사회적 전통에 있다"고 한 말을 상기하는 동시에 '효(孝)'가 앞으로도 계속 공유해야 할 건강한 아시아적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마침, 개막식의 총감독을 맡은 임권택 선생도 안숙선 명창과 함께 '심청전'의 한 대목을 보여주리라 한다. 출연자들이 피아노 줄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과도한 국수주의적 문화를 과시했던 북경이나 소치의 개막식과는 다른 차원이 무대가 되리라 싶어 기대가 크다. ▶더구나 인천의 백령도는 인당수와 연화리가 있는 심청의 고향이요, 그를 기려 가천문화재단에서 십 수년 전 심청상과 심청각을 세웠고, 매년 효행상을 시상해 심청을 기려왔으며, 성산효대학원도 개설하고 있는 '효 문화의 도시'가 인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늘부터 펼쳐지는 대회를 통해 각국 선수들은 보다 많은 체험을 나누기 바란다. 선수들의 이해와 우의 증진이 아시아의 앞날을 보다 밝게 만들어 갈 것은 불문가지이다. 우리가 온 정성을 다해 각국 선수와 손님들을 맞이해야 할 이유이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