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감독 인터뷰
▲ 인천일보와 만난 김종민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감독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연습구장에서 열심히 훈련 중인 인천 대한항공 선수들.
▲ 김종민 감독이 올시즌 주목해야할 선수로 꼽은 전진용.
▲ 김종민(왼쪽) 감독이 정지석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우승 부담 최소화 … 못할 것 없다고 선수 응원

강민웅 분전했지만 세터 부족해 … 센터도 약점

전진용·정지석·김형우·마이클 등 주목할 필요

자신만의 버릇 감춰야 팀 전술 다양화도 가능



대한항공 점보스는 1969년 창단이래, 조직력과 끈끈함으로 무장한 패기넘치는 플레이로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팀이다.

올해는 지난 7월 2014 KOVO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대한항공이 컵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2007년과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균형있는 두 날개를 활짝 펼친 초대형 항공기'를 형상화 한 팀의 엠블럼과 같이 팀의 조직력과 균형을 앞세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팀.

조직력과 강한 서브, 블로킹 등이 강한 팀으로 팬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대한항공 점보스 연습 구장을 찾았다.



▲더이상 후반에 무너지지 않아 … 악착같은 팀 될 것

"서로 끈끈하고 경기에는 악착같은 팀을 만들겠습니다. 훈련의 성과를 반드시 내겠습니다."

지난 8월29일 만난 '호랑이 감독님' 김종민 대한항공 점보스 감독은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 컵)에서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린 만큼 이번 시즌 대한항공 팬들의 기대감은 한층 부풀어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훈련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선수들에게는 '못할 것은 없다'는 말과 '정 안되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번갈아 가며 응원과 위로를 하며 즐겁게 훈련한다"고 말했다.

자칫 '포기에 쉬운 감독'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의지만은 대단하다.

그는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만 갖는다면 사실 못할 것은 없다"며 "고된 훈련 중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있어 감독도 힘을 낸다"며 웃었다.

이번 시즌 꼭 넘어야 할 라이벌로는 삼성화재를 뽑았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는 분명한 강팀"이라며 "이번 시즌 역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병을 포함 선수구성이 좋은 한국전력과 지난 시즌 좋은 선수를 많이 가져갔던 OK저축은행이 복병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시즌 시작 전 기량 끌어올리기의 일환으로 오는 21일 미국으로 떠나 미국, 중국, 브라질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와 함께 지난 16일과 17일에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카타르 대표팀의 연습 파트너가 돼주기도 했다.

김 감독은 "분명 연습한 만큼 최고의 성과를 뽑아낼 것이다"며 자신했다.



▲한선수 이어 조재영도 군 입대 … 세터 보강이 급선무

지난해 11월, 팀의 붙박이 주전 세터 한선수가 군대로 떠난 후 대한항공은 세터 가뭄에 시달렸다.

이번 해가 시작되면서 삼성에서 데려온 강민웅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속공 플레이 도입 후 좀처럼 마음과 같이 경기가 풀리지 않았었다.

김 감독은 "강민웅이 삼성화재 시절 플레이를 대한항공에서도 계속 이어나갔었다"며 "삼성화재 레오(쿠바)에게 공을 자주 주던 강민웅은 대한항공에서도 산체스를 중심으로 공을 올려주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대한항공의 팀컬러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김 감독은 "강민웅 영입 후 안정감을 뒤찾는 듯 했지만 이내 분위기가 안좋아졌었다"며 "팀컬러에 따라 강민웅이 꾸준히 연습하니 다시금 기량을 뒤찾았다"며 웃었다.

하지만 여전히 세터진에 목마르다. 김 감독은 "세터와 센터를 최우선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1일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은 세터 황승빈(인하대)을 1라운드 5순위로 데려왔다.



▲마이클은 기둥 … 전진용, 정지석, 김형우 주목해야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주목해야 할 선수로 코보컵 준결승에서 블로킹으로만 9득점을 뽑아낸 전진용과 정지석, 김형우, 그리고 재계약한 용병 마이클 산체스(쿠바)를 뽑았다.

김 감독은 전진용에 대해 "사실상 우리팀의 주전으로 봐야한다"며 "이번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추후 성장가능성이 보일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의 이른바 '믿는 구석'이 바로 전진용이다.

김 감독은 "코트로 들어가면 따로 전진용에게 뭔가를 주문하지 않고 '마음대로 해라'라고 한다. 그럼 언제나 만족할만한 성과물을 가져온다"며 웃었다.

정지석에 대해서는 "서브 리시브 부분은 곽승석보다 나은 것 같다"며 "하지만 블로킹과 공격쪽에서 조금 부족하다. 본인도 알고 있는 문제여서 꾸준히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인 만큼 정지석의 역할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진용과 함께 센터로 활약중인 김형우에 대해서는 "부상 때문에 경기를 못뛰다가 복귀한 후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졌다"며 "훈련도 상당히 잘 소화하고 있어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팀의 주전 레프트 마이클 산체스에 대한 김 감독의 애정은 확실했다.

김 감독은 "마이클은 정말 많이 원했던 선수다. 한선수가 있었다면 정말 최고의 시너지를 냈을 것이다"며 "외국인 용병을 많이 봐왔지만 정말 희생정신이 투철하고 궂은 일에 솔선수범하는 선수다"고 극찬했다.

그는 "하지만 평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방법을 좀 길렀으면 한다"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버릇 감춰야 1류 선수로 성장… 변화 두려워 말아야

김 감독이 말하는 배구는 철저히 분업화된 가장 팀플레이에 가까운 스포츠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중요하다. 다른 구기 종목과는 다르게 볼 터치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배구는 특히나 혼자하는 스포츠가 아니다"라며 "축구나 농구 등은 스타플레이어 한명이 팀을 이끌 수 있고 팀의 순위도 바꿔버릴 수 있지만 배구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선수의 버릇도 중요하다.

자신만의 버릇을 간파당하면 뜻밖의 경기에서 쉽게 패배할 수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적어도 10여년은 배구에 몸을 담았던 선수들이 본인의 버릇을 한번에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특히나 세터의 경우 잘하는 선수에게 본인도 모르게 공을 올려주는 버릇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선수의 버릇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이 팀 컬러, 즉 팀의 주요 전술이다.

김 감독은 "선수의 버릇을 바꾸면 자연스럽게 팀 전술도 이에 맞춰 변하게 된다"며 "여러 전술을 가진 팀일수록 이기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대담 이종만 체육부장·정리 김근영·사진 황기선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