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아침대화 - '자랑스러운 조선 수군과 위대한 리더 이순신'
정의' 승리 보여준 충무공과 대비되는 현실 지적
▲ 17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341회 새얼아침대화에서 임원빈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장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새얼문화재단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은 가치의식이 실종됐다는 점입니다. '정의'라는 가치가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 이순신 장군을 본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임원빈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장은 17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에서 '자랑스러운 조선 수군과 위대한 리더 이순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임 소장은 "이순신과 같은 인재가 있어도 관료 생태계가 건강하지 않으면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며 "성공하는 길이 출세 지향에서 가치 지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이 이순신을 연구하며 깨달은 위대한 지도자의 조건은 가치의식과 전문성이다.

그가 바라본 이순신은 가치의식뿐 아니라 뛰어난 실력을 갖춘 무관이었다.

영화 '명량'에서처럼 열세인 상황에서 승리했다는 통념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명량해전을 제외하면 임진왜란에서 벌어진 대부분의 해전에서 조선 수군의 함선 수가 왜군보다 많았다.

전체 함선 수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통합된 전술로 분산된 적들을 찾아다니며 차례로 격파한 것이다.

임 소장은 "병법을 보면 싸우기 전에 우세한 상황을 만드는 장수가 훌륭하다고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서 준비해 이미 이겨놓고 싸웠다는 얘기"라며 "그동안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실존 인물이 무협지 주인공처럼 가공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임 소장은 20여년 전부터 이순신 연구를 시작했다.

한때 '손자병법'에 심취했던 게 이순신을 둘러싼 통념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영웅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선 수군의 함포 등 강력한 하드웨어적 요소가 이순신의 지휘력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며 "100여년 전 일본의 연구자가 '조선 사람들은 이순신을 성웅으로 받들기만 할 뿐, 얼마나 위대한지는 일본인들보다 모른다'고 한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