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식·손광호·장수명 부상 등 인천 방문 … '스포츠 외교' 움직임 예상
▲ 김영훈(왼쪽) 체육상과 선수단장을 맡은 김병식(왼쪽 세번째) 체육성 부상, 손광호 부상. /연합뉴스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한 체육 부문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남한 땅을 밟았다.

이들은 16일 저녁 입국, 북한 선수단을 지휘하는 한편 '스포츠 외교'에도 활발히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회에서 활약할 북한의 대표적인 간부는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들어온 김영훈 체육상과 선수단장을 맡은 김병식 체육성 부상, 그리고 손광호 부상이다.

앞서 지난 11일 선발대로 들어온 장수명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도 체육성 부상이다. 북한의 체육 정책을 관장하는 체육성 간부들은 현재 체육상과 그를 보좌하는 김일국 제1부상을 포함해 여러 명의 부상으로 구성돼 있다.

김영훈 체육상과 부상 3명이 남한에 온 것은 우리로 치면 장·차관이 모두 인천으로 출동한 것과 같다.

김 체육상은 올해 5월 리종무에 이어 체육상에 오른 것이 확인된 인물로 김정은 체제에서 뜬 인물이다.

노동당 부부장으로 체육 정책을 오랫동안 관장해온 그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자리다.

대회 본부호텔에 투숙하는 김 체육상은 19일 개회식과 20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등의 행사에 참석하고 선수들을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장인 김병식 부상은 국내외 체육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민 인물이다.

작년 9월 제27차 평양국제탁구초청경기대회에서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6월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이 개최한 연회에 참석하는 등 외국 인사들과 교류도 활발하다. 김 부상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선수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손광호 부상 역시 북한 체육계의 실세로 꼽힌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으로 2006년에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과 당시 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 오른 뒤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가한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7월에는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남북 실무접촉에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그의 아버지 손길천은 북한 체육계의 유명 인사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부상인 장수명은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당시 국가체육위원회 대외사업국 지도원(영어 통역)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김정은 체제가 국제적인 체육 행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 만큼 북한 선수단 임원진은 이번 대회에서 '스포츠 외교'에 활발히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남한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의 '단골손님'이었던 북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아시안게임 기간에 남한 방문이 불투명하다.

OCA는 IOC 위원 100여 명에게 아시안게임 초청장을 보냈지만, 장웅 위원은 참석 여부를 아직 통보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