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드디어 시작됐다. 세월호로 사실상 멈춰버린 인천항이 조금씩 숨을 돌리고 있다. 지지부진 미뤄오던 인천항만공사(IPA) 항만위원 인선을 시작으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늑장인사가 계속되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면서 인천항이 줄곧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몇 달 내내 모든 사업은 중단됐고, 항만위원 선임은 말을 꺼내기도 어려운 분위기였다. 이렇다 보니 인천지역에서는 세월호 여파로 항만이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항만위원 7명에 대한 전원교체를 결정, 인천항은 유례없는 인선 작업을 앞두게 됐다. 그만큼 인천항 안팎에서 갖는 관심은 높다. 항만공사법에 따르면 항만위원회는 IPA 경영목표·예산·자금계획·사업계획 및 운영계획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인천항 살림살이부터 관리, 미래비전까지 모두 도맡아 수행하게 된다. 해양수산부 추천 4명, 인천시 추천 3명 등으로 구성된 항만위원회가 어떤 사람들로 채워지느냐에 따라 인천항 현재와 미래가 달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IPA 신임 사장 공모 역시 '초 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해양수산부 출신 즉 '해피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IPA 신임 사장에 유난히도 많은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 사장 임기가 마무리되기 전부터 정치계, 학계, 업계 등에서는 자신이 적임자임을 알리며 관계자들에게 지원을 호소하는 이들이 허다하다. 또 IPA 사장은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인천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항이 이렇게 주목받았었던가'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하지만 정작 인천항에서 호응을 얻는 인물은 전무한 상태다. "
항만위원 추천 역시 마찬가지다. 시와 해수부가 어떤 후보군을 제시할지를 놓고도 관심이 뜨겁다. 인천항을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는 항만위원회와 IPA 사장 교체는 의례적으로 진행되서는 안된다. 인천신항, 신 국제여객부두, 아암물류2단지 등 대형 사업이 포진해 있는 인천항에서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또 세월호 출항지로 부실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매우 더디게 시작된 인사라 할지라도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인천항 미래는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