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겨우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의 모든 역량을 모아 세계에 내놔야 할 중요한 때다. 유정복 인천시장부터 어린 자원봉사자 학생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이번 대회에 손을 보태고 있다. 반면 이런 때에 시민의 소중한 표를 받아 당선된 인천시의원들의 행태는 그저 한심하기만 하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15일 본회의를 개최했다. 회기를 마무리하고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승인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여·야는 온갖 문제들을 뒤섞어 서로를 비판하는 데 몰두했다.
물론 합당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지역구·선심성 예산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월미지구단위계획 수립 사업'이 대표적이다. 시 집행부는 물론 상임위원회도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예결위가 갑작스럽게 신규 사업으로 포함시켰다. 본회의에서의 추경안 의결을 앞두고 적절한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더 일찍 언급하거나 다르게 처신할 수 있던 문제가 있었다. 배국환 정무부시장 임용, 각종 위원회에서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배제 등이 그렇다. 예결위의 혁신학교 예산 삭감이 여야의 갈등에 불을 지르자, 뒤늦게 모든 문제를 통틀어 제기한 모양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배 부시장 임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본회의에서 말로 할 게 아니라 고발, 감사신청 등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아가야 했다.
새누리당도 다수당으로서 조정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물밑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새누리당에 피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날 문제가 불거지자 새누리당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의견을 시민과 괴리된 생각으로 치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황당한 발언도 있었다. 노경수 의장은 "결론적으로 의장이 독선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오늘은 인천상륙작전 행사가 있는 중요한 날인데 새정연 의원들은 공교롭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혀 다른 소재를 끌고 와 비판을 비판으로 덮는 전형적인 부적절한 화법이다.
전세계의 눈이 쏠려있는 대회를 앞두고 시의회의 분란은 적절치 않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양당이 합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