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AG·국경절 맞아 중국 관광객 사상최대 방문 전망 … 서울 고객유치 돌입
지리적 강점 불구 '자원 부족' 인천지역 유통·관광업계 "남 좋은 일 시키나"

2014인천아시안게임(9월19일~10월4일)과 중국의 국경절 연휴(10월1일~7일)가 겹치며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공항과 항만을 끼고 있고, 아시아게임을 직접 치르는 인천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을 일컫는 말)'를 선점해 지역 관광 매출 상승으로 유도할 수 있는 월등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역 관광업계와 유통업계에선 '남 좋은 일'만 하게 생겼다는 말이 나온다. 중국인들이 결국 돈을 쓰는 곳은 서울 등에 위치한 유명 백화점이나 면세점이라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19일 아시아게임이 개막하고 나면 올해 최대 규모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중국인 방한객 수는 336만명인데,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만 방한하는 중국인의 규모를 16만명으로 예측했다. 공사는 10월 중 중국이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방한 규모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라면 연말까지 600만명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벌써부터 중국인 관광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번에 고가의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 경향을 보이는 요우커를 정중하게 대접하는 게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본점에서 17일부터 오는 21일까지 '한류 인기브랜드 상품전'을 연다. 상품전을 위해 9층 행사장 면적의 절반인 737㎡를 따로 마련해 뒀을 정도다. 중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32개 브랜드 인기 상품전이 이 곳에서 열린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4일까지 본점과 강남점, 인천점, 센텀시티점에서 중국인 등 외국인이 상품 구입 시 10~30%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 등은 국경절을 겨냥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유통업계가 중국인 관광객에 주력하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쇼핑' 때문에 한국을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국내 카드사용액 가운데 절반은 중국인 관광객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반면, 국경절 연휴 앞에 아시안게임이 열려 이런 수혜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놓인 인천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도할 관광 자원 등이 없어 타 지역들 좋은 일만 하게 생겼다.

중국인의 국내 고유 관광 패턴이던 쇼핑, 숙박에서부터 최근 소비 증가 추세인 의료, 음식까지 대부분의 관련 인프라가 지역에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천지역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배나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에 도착해선 공항철도나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로 넘어가지 인천에 체류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며 "차이나타운이나 몇몇 관광지를 빼면 중국인들이 인천에서 매력을 느끼는 곳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지역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인천엔 요우커를 담을만한 쇼핑 인프라가 서울이나 경기보다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특히, 서울에 인접해 있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돈을 쓰기보다 서울에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