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임금인상 요구 … 오늘 2차 조정회의 고비
경기남부권 8개 버스회사 노조가 오는 16일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은 14일 "경기지역 버스노동자들은 수도권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과 상대적 저임금으로 시달리고 있다"며 "실노동시간 단축과 생활임금 보장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쟁의 만료일인 15일 열리는 2차 조정회의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사측이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16일 첫차부터 운행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파업에는 경원여객, 삼영운수, 용남고속, 보영운수, 성우운수, 수원여객, 삼경운수, 경남여객 등 8개 회사 노조원들이 참여한다.

현재 노사간 교섭의 쟁점은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인상으로, 노조는 실노동시간 단축과 27만7185원의 정액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지하철 개통 및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로 인한 수입금 감소를 이유로 임금 2%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들 노조는 경기지역의 경우 서울보다 월 평균 30여시간이나 더 노동하면서도 상여금 포함 월 임금 총액은 약 76만원이 적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은 1일 9시간씩 22일 근무하는 1일 2교대제로 월 198시간 운전을 하고 있지만 경기지역은 대부분 1일 17~17.5시간, 월 만근 12~13일 근무하는 격일제로 월 204시간에서 228시간동안 운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게다가 근무인원 부족으로 월 15일 이상 근무하는 것이 관행임을 감안하면 경기지역 버스기사들은 월 260 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임금 수준도 서울은 상여금 포함 월 임금 총액이 358여만원 수준이지만 경기지역 8개사는 243만원에서 282만원 수준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장원호 경기자동차노조위원장은 "서울과 인천에 비해 긴 운전시간과 낮은 임금은 경기지역 버스회사의 이직률을 높이고 인원부족에 따른 장시간 운전과 대형 교통사고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며 "지난 세월호 참사와 서울 송파 버스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입석금지 등 교통안전을 위한 대책은 장시간 운전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1일 2교대제 전환 및 버스준공영제 도입을 위해 정부와 경기도가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들 8개사 노조는 지난 12~13일 조합원 4143명 중 3955명이 참여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3661명(92%)이 찬성해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