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선 6기 시정부의 비전이 제시됐다.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다. 의미가 남다르다. 인천은 성장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다. 비전엔 이를 현실화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겠단 원대한 포부도 담았다. 시정 목표도 내놨다. '새로운 시민, 행복한 인천'이다. 시정 방향을 시민 삶의 질 향상에 맞췄다. 시민이 행복한 인천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한 4대 시정 방침도 발표했다. 풍요로운 시민의 삶, 역동적인 세계도시, 인천만의 가치 창조, 시민 중심의 시정 실현 등이다. 표현은 좋다. 시는 이번 발표에 앞서 내부 공모를 했다. 대상은 시 공무원들이다. 그래서인지 좋은 말만 나열한 느낌이 든다. 시민 입장에선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너무 포괄적이다. 과연 4년 동안 비전과 시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든다. '뜬구름 잡는 비전'이란 비아냥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시는 아시안게임이 끝낸 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때 민선 6기의 청사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지금 인천은 '쩐(錢)과의 전쟁' 중이다. 이미 '부채(負債) 도시'로 낙인이 찍힌 상태다. 금융이자만 하루에 11억~13억원에 이른다. 통장에 빚만 쌓이고 있는 형국이다. 아시안게임 이후가 더 걱정이다. 내년에 시가 갚아야 할 채무가 엄청나다. 비전과 시정 목표보다 부채 해결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민선 6기 시정부는 이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전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민선 5기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전임 시장도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 인천'을 비전으로 삼았다. 하지만 비전은 온데간데 없다. 대신, 부채에 얽매여 임기를 마쳤다.
민선 6기도 마찬가지다. 시가 안고 있는 부채를 해결하지 않는 한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시 채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세금 부담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선거 때면 여실히 드러난다. 민선 6기도 부채 해결을 내세워 시정부에 입성했다. 4년 후 시민들로부터 '팽' 당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