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  
지난 8월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제18회 한·일청소년하계스포츠교류사업차 일본 아키타현을 다녀왔다. 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단장의 신분으로 참가했으며, 인천의 초·중학교 스포츠꿈나무 200여명이 함께 했다.

한일 양국이 독도, 위안부 문제로 지속적인 외교마찰을 빚고 있었지만, 이번 교류사업 내내 양국 스포츠꿈나무들 사이에는 그 어떤 앙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사실을 통해 국경과 이념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더 큰 하나로 묶어 내거나 낯선 사람들을 금세 친하게 만드는 스포츠교류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스포츠 교류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참가를 주목하고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퍼펙트 대회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하기에 더 더욱 북한응원단의 참가가 불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이번 교류를 통해서 눈여겨봤던 것 중 하나는 아키타현의 공공체육시설운영 현황이었다.

특히 우리와 달랐던 부분은 일반시민들을 위해 체육관 개방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운영한다는 점이다. 아키타현립체육관의 경우만 보더라도 매주 화요일 3시간씩 3회, 목요일 3시간씩 1회를 일반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사용료는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할 경우 초·중학생 500원, 고등·대학생 1100원, 일반인 23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지은 만큼 시민들에게 혜택을 최대한 돌려준다는 취지라고 한다. 반면 대회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의 대관료는 매우 비싸게 매긴다고 한다.

시민들 입장에서 볼 때 그만큼 공공체육시설의 문턱이 낮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제는 우리도 100세 시대를 맞아 공공체육시설의 수익성과 더불어 공공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 해 볼 필요가 있다.
아키타현립체육관 광장에는 아키타현이 낳은 일본 체조영웅 엔도 유키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는 1960년부터 1968년까지 열린 세 차례 올림픽 단체전 우승의 주역이며, 동경올림픽에서는 평행봉과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고향이 배출한 스포츠영웅을 영원히 기리고 계승하는 노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사실 많이 부러웠다. 인천도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챔피언 장창선, 아시아의 마녀로 성가를 드높였던 백옥자, 야구의 박현식 등 다수의 스포츠영웅을 배출해냈지만,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노력은 다소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는 2008년 삼산체육관을 장창선체육관으로 명명하자는 체육인들의 요구가 좌절되고, 구도(球都)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야구박물관 입지를 부산에 뺏긴 데서 잘 드러난다.

다행히도 지난해 문학수영장이 박태환수영장으로 명명되면서 스포츠영웅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인식이 바뀌는 좋은 계기가 됐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수영장내에 박태환 전시실이 생긴다니 더욱 잘 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체육도 인천시민들의 삶과 애환이 투영돼 있는 엄연한 문화다. 체육역사도, 스포츠영웅도 우리가 간직하고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해야만 한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시안게임은 넓은 범주에서 보면 분명 스포츠 교류다. 교류는 '여러 분야에서 이룩된 문화나 사상 따위의 성과나 경험 등을 나라, 지역, 개인 간에 서로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우리도 아시안게임을 기회로 삼아 우리시가 갖고 있는 최첨단 체육시설과 선진체육시스템, 인천체육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널리 홍보했으면 한다.

특히 우리시가 공항과 항만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아시아 스포츠 교류의 중심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은 아시안게임의 성공개최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채 10여일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의 성공개최를 위해 체육인들을 비롯해 모든 지역사회가 입장권 구매에 발 벗고 나섰다. 교류의 힘은 상대와 진실하게 마음을 나눌 때 발휘된다. 바로 우리나라 경기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경기에도 관중들이 꽉꽉 들어차야 하는 이유다. 아시안게임 입장권 구매열풍이 더욱 거세게 불기를 기대한다.

/김도현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