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 서울·경기 독식 … 건설사 "업체 영세" 지역 배려 전무
공동주택관리협회 인천지회, 시·경제청에 "우선배정안 마련" 촉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우후죽순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들 관리를 서울이나 경기도 업체들이 독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한 인천지역 업체들이 전혀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건설사와 관할청은 '사적영역'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

2일 한국공동주택관리협회 인천시지회의 조사에 따르면 송도의 공동주택 가운데 98%가 서울과 경기도 등 타 지역에 관리 총괄을 맡기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송도국제도시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짓고 있는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2009년 더샵 포스트월드의 관리업체를 업무실적이 거의 없는 서울의 D업체에 맡긴 것을 시작으로 엑스포아파트, 커넬워크, 센트럴파크 등 최근 준공한 아파트 중 관리업체 선정 시 인천 지역 업체를 배려한 경우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경비, 청소, 방역, 승강기 관리, 보험, 재활용, 전산 등 각종 주택 관리 사업이 서울과 경기도 안양·과천·부천의 다른 지역 업체에게 넘어간 셈이다.

포스코건설 등 송도에서 집중적으로 건설업을 벌이고 있는 건설사들은 인천 업체의 영세성을 이유로 들었다.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한 지침에 의거해 업체를 선정하는데, 자본금과 사업실적과 같은 기준에 인천업체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최종 업체 선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대표적인 민간 자치 기구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업체에 관리를 위임할 경우 입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 지역업체들은 송도 신도시의 개발 수혜를 타 지역이 받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공동주택관리협회 인천시지회는 최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시의회 등 관련기관에 공문을 보내고 "송도신도시의 경제유발효과를 인천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인천업체 우선 배정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천시지회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맡긴 서울의 D업체의 경우 관련 실적이 전무한데도 인천업체가 영세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관리업체의 경우 경비, 청소 등 고용 및 지역경제유발효과가 큰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과 연수구청 등은 "지침을 바꾸지 않는 이상 지역 업체라고 해서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민간 시장에 개입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