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한식" 한국인 입맛 자극
박 감독이 이끄는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지난 8월25일 미국에서 열린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서 미국 시카고 대표팀을 8대 4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84·1985년 연속 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의 쾌거였다.
박 감독은 1일 서울 장충리틀야구장에 마련된 우승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에게 '이기면 쇼핑이나 수영을 하게 해주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끼니마다 빵만 나와서 저도 아이들도 힘들었다"면서 "그래서 이기면 쌀, 즉 한식을 주겠다고도 했다"며 웃었다.
세계무대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도자인 그에게도 큰 배움의 무대였다.
박 감독은 "경기 전에는 저도 격려하려고 하는데 막상 경기 중에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거나 할 때도 있다"며 "그런데 다른 팀 외국인 코치들은 정말 칭찬이나 격려만 하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다잡을 때는 그렇게 해야겠지만 저 역시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정상에 오르고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뒷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도 한국과 비교되는 미국의 리틀야구 시설에 대한 말을 꺼낼 때는 진지해졌다.
박 감독은 "우리나라 프로야구보다 환경이 좋았다"면서 "저나 선수들 모두 천연잔디 구장은 처음이라 느리게 굴러오는 타구에 익숙지 않았다. 한국의 인조잔디 구장에서 했던 병살 훈련 대신 안전하게 한 명만 잡는 쪽으로 가야 했다"고 털어놨다.
리틀야구에 대한 지원 규모에 놀랐다고도 했다.
그는 "주최 측에서 항공권 등 팀당 최소 1억원 정도를 지원했고, 현지에 가니 30만원짜리 배트 13자루도 주더라"고 혀를 내두르면서 "운동장, 취재 열기, 대표팀 대우 등에 놀랐다. 다른 감독님들도 꼭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장차 한국 리틀야구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대회 한국 팀의 강점 중 하나는 체격과 파워였는데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고 대표팀의 장점을 꼽았다.
이어 "29년 만에 우승했는데, 그 시차는 앞으로 줄어들 것이고 또 줄어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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