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사기단으로 부터 아들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은 전직 경찰총수가 112에 신고, 경찰 10여 명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8일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9시40분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이모(70) 전 경찰청장의 자택 전화로 "아들을 납치했으니 돈을 달라"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끊자 이 전 청장의 부인은 곧바로 아들 A(37·서울 거주)씨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당황한 이 전 청장은 곧바로 112로 전화를 걸어 신분을 밝힌 뒤 "아들이 납치된 것 같다"고 신고했다.

납치의심 사건을 통보받은 분당경찰서는 형사기동대 차량 1대와 지구대 순찰차 3대, 형사 등 경찰관 13명을 이 전 청장 집으로 출동시켰다.

그러나 10여분 뒤인 오전 9시55분쯤 A씨와 전화 연결되면서 무사하다는 사실이 확인, 조사 결과 협박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경찰은 전직 총수 아들의 납치 의심사건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각에서는 납치 '의심' 사건 신고에 한 지구대에서 순찰차 3대가 출동하는 등 전직 청장에 대한 예우가 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분당서 관계자는 그러나 "납치의심 사건에 형사기동대차 1대(형사 6명)와 순찰차 3대(지구대 7명)가 출동한 것은 전직 청장을 예우한 과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며 "사건도 가장 긴급한 '코드 0'가 아닌 '코드 1'으로 분류, 전파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전 청장에게는 보이스피싱 범죄 고소 절차를 알려준 뒤 사건을 종결했다"고 덧붙였다.

/성남=허찬회기자 hurch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