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설립·매년 3000만원 지원 불구 홍보부족·위치불편 이용자 극소수
▲ 28일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하고 있는 인천 택시가족쉼터 주차장에 이용 차량이 없이 텅 비어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수십억의 예산이 들어간 택시가족쉼터가 홍보부족으로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택시기사들이 대다수인 까닭에 이용이 극히 미비한 수준에 머물렀다.

28일 인천시와 인천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2012년 4월 택시 운수종사자를 위한 인천시택시가족쉼터가 신설됐다.

쉼터는 택시기사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친절·안전 교육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이 쉼터를 조성하기 위해 부지매입비와 콜 대기소 등으로 시 예산 18억7400만원을 사용했다. 또 쉼터가 지어진 지난 2012년부터 매년 3000여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쉼터를 이용하는 택시기사의 수가 매우 적을뿐더러 알고 있는 사람도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시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택시가족쉼터를 이용한 택시 운수 종사자는 모두 2833명이다.

법인과 개인 합쳐 인천시내에 하루 1만781대의 택시가 운영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전체 택시기사의 극소수만이 쉼터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홍보부족과 누구라도 찾기 힘든 애매한 위치가 이용률 저조에 한몫했다.

쉼터의 위치는 남동구 논현고잔로 211-60으로 택시는 물론 시민들도 잘 드나들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남구의 한 택시기사는 "이 일을 한 지 10년 정도 됐는데 택시가족쉼터는 처음 들어 봤다"면서 "논현동까지 가느니 차라리 집에서 쉬겠다"고 말했다.

이날 쉼터를 찾아가 확인해보니 1층은 소장실과 택시기사들이 쉴 수 있는 쉼터가 조그맣게 마련돼 있었고, 사무실과 회의실로 이용되는 2층은 아예 잠겨 있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위탁을 했기 때문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택시 업계에 물어보는 게 맞다. 매번 우리가 운영을 잘 하도록 주의시키고 있다"며 "위치선정에 대해서는 지금 와서 얘기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영 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