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항에서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20만TEU를 넘어섰다. 인천항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컨테이너터미널들은 컨테이너 장치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고, 운송사업자들은 컨테이너 상하차 시간이 길어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들은 올해 인천항이 230만TEU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개항 이래 처음 200만TEU를 돌파한데 이어 2년 연속 신기록 행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벌크화물을 처리하고 있는 부두운영사들은 울상이다. 올 1~6월 인천항 벌크화물은 5516만1000t으로, 작년 같은 기간 5661만8000t 대비 145만70000t, 2.6% 줄었다. 적자경영을 호소하며 하역요율을 정부인가요율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인천지방해양항만청 등 관리감독 기관들은 부두통합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컨테이너 화물과 벌크 화물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면서 업계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가 컨테이너 화물 유치에만 열을 올리면서 벌크 화물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크다. 전통적인 벌크항인 인천항은 새로운 위상 정립으로 도전받고 있다. 인천신항 개장을 앞두고 본격적인 컨테이너 화물 시대가 예고되고 있고, 벌크화물이 컨테이너로 처리되는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권 원자재 공급처인 인천항에서 벌크화물 감소는 항만 운영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남탓을 할때가 아니다. IPA와 부두운영사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특히 부두운영사들은 더이상 관리기관만을 비난하며 탓을 해서는 안된다. 벌크화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평택항은 이제 인천항 경쟁 항만이 됐다. 이런 평택항에 인천지역 기업들이 부두운영에 참여, 인천항과 평택항에 양다리를 걸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인천항이 활성화되는 길은 컨테이너와 벌크 화물이 모두 모여드는 것일 게다. 관리감독 기관, 업계가 서로 반성하며 길을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