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 때 미국 입양 … 현지 아이스하키서 골리 활약
약사로 또다른 인생 살다가 韓여름리그 트라이아웃 참가
국적 회복시 국가대표팀 발탁 가능 … 친부모 수소문 예정
입양아 출신의 미국 약사가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발에 도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생후 4개월에 미국에 입양된 브리 도일(30·한국명 이은미·사진). 브리는 내친김에 친부모와의 상봉도 꿈꾼다.

미국 뉴욕주에서 5세 때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브리는 캐나다 오타와 주니어 리그와 미국 뉴햄프셔 킴볼 유니온 아카데미 등을 거쳐 2002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1부리그(Division 1) 나이아가라대학교에 입학했다.

여기서 2년간 13경기에 출전, 경기당 실점율 2.94를 기록한 브리는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2004년 NCAA 2부리그격인 디비전 3(Division 3)의 플래츠버그대학교로 편입,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세 시즌 동안 70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실점률 1.26과 세이브 성공률 0.936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4학년이었던 2006~2007 시즌에는 23경기에서 7번의 셧아웃(무실점 승)을 올리며 무패(21승 2무)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플래츠버그대학교 졸업 후 캘리포니아 토로(Touro) 약대에서 약학 박사 학위를 따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약사로 일하던 브리는 지난 5월 한국 여행을 왔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지난 7월25일 다시 입국에 7월29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트라이아웃을 통해 4일 개막하는 한국의 여름 리그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원래 골리(문지기)지만 현재 디펜스(수비수)로의 전환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는 브리는 향후 여름리그에 출전하면서 친부모에 대한 소식도 알아볼 계획이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브리가 기본기와 경기 감각이 뛰어나며 특히 파워가 좋아 훈련 여부에 따라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적법상 입양아는 국적을 회복할 경우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브리는 다음달 중 국적 회복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복수 국적 선수에 대한 출전 제한을 완화해 여자의 경우 1년간 해당 국가 아이스하키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IIHF가 개최하는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브리가 선수에 대한 미련이 남아 한국에서 뛰며 내친김에 친부모까지 찾아보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국적 회복과 이적카드 작성 절차를 밟으면 2016년부터는 대표로 뛸 자격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 대표팀의 전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활약한 한국계 선수들을 발굴하고 있는 협회는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19명과 기존 여자대표, 해외 유학파 선수 등을 3팀(피닉스, 아이스어벤져스, 아이스비트)으로 나눠 4일부터 2014 여자 아이스하키리그를 시작한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사진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