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박원순 서울시장·남경필 경기지사 회동
"연2회 정례모임 합의 … 경실련 "매립지·발전소 등 협의를"
▲ 유정복(가운데) 인천시장이 23일 서울에서 열린 인천·서울·경기 수도권 3개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마스코트와 티셔츠, 모자를 선물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경기·서울 등 수도권 3개 시·도가 머리를 맞댄다. 수도권매립지 등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말을 아낀 만큼, 예년의 협의체와 같은 '용두사미' 형태가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3일 오후 1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오찬 회동을 통해 공통 의제를 논의할 '수도권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1년에 2회 정례 모임을 갖기로 합의했다.

6·4 지방선거 후 새롭게 구성된 민선 6기 3개 시·도 수장의 첫 만남인 만큼, 이들의 말과 행동에 귀추가 주목됐다.

이날 회동에서 3개 시ㆍ도지사는 하나의 생활권이자, 경제권인 수도권의 발전을 위해 여야 구분없는 협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안전, 경제, 교통, 주거, 환경 등 공통 관심사를 논의할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수도권 정책협의회'에서 재해복구 장비와 인력의 상호 지원 등 재난·재해 대비 협력 방안, 대중교통 확충 방안, 자치 조직권 강화 및 지방재정 확충 등 실질적 지방자치 실현 방안 등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과 경기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수도권 정책협의회'는 별도의 사무국 없이 정례회 개최 시·도지사가 의장이 되고, 개최 시·도의 정책기획관이 사무국 기능을 수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 같은 수도권 단체장들의 만남은 민선 4기부터 정례화됐다.

2009년 민선 4기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수도권정책협의체 구성을 첫 시행했고, 공통 관심사와 해결 방안까지 모색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논란만 키웠다.

이듬 해 민선 5기 들어 송영길 전 시장과 박 시장, 김 전 도지사 역시 협의체 구성에 약속했다.

더구나 송 전 시장과 박 시장은 수도권매립지 해결책 마련을 위한 정기적 만남과 태스크포스팀 운영 등에 약속했다.

이들의 만남은 선거를 임박해 같은 당끼리 공동 모색하자는 그림까지 그렸지만, 결국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수도권이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는 정책 협의의 장을 만든 것은 좋지만, 사안별 논란이 큰 문제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첨예하게 대립 중인 수도권매립지와 인천의 발전소 문제 등에 협의하지 못한다면 기존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