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노선감소·잇딴 결항…지난해比 관광객 40% 급감
운항 관리·감독 까다로워져 생필품 등 반입줄어 일상 위협도
세월호 참사는 서해 5도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객선 노선이 줄어든 데다 결항이 잇따르면서 관광객은 급감, 주민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인천 옹진군은 지난 2분기(4~6월) 연평도와 백령도, 대청도를 찾은 관광객이 2만57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3142명)보다 4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백령도 관광객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절반 이상 급감했다.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데에는 여객선에 대한 불신이 더해 노선 축소와 잇따른 결항이 한몫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인천~백령도를 운항하던 여객선 3척 가운데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소속 데모크라시 5호의 운항이 중단됐다. 여객선 운항 통제가 강화되면서 안개로 인한 결항도 잦아졌다. '서해5도서 여객선 결항 현황'을 보면, 지난 4~6월 백령도·대청도로 가는 여객선이 결항된 횟수는 24번으로 지난해(3번)보다 여덟 배나 늘었다.

세월호 참사로 달라진 풍경은 서해 5도 주민 삶에 고통으로 다가왔다. 배편이 줄고, 여객선 운항 관리가 까다로워지면서 일상생활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중순부터 인천항 운항관리실은 해경의 권고에 따라 개인 수화물을 15㎏ 이하로 제한했다. 육지로 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옹진군은 배에 화물차량을 실어 생필품과 농수산물의 운반을 도왔지만 역부족이었다.

꽃게철이 겹치면서 어민의 시름도 늘었다. 서해 5도에서는 봄(4~6월)과 가을(9~11월) 기간에만 꽃게잡이가 허용된다. 지난 두 달간 어민들은 꽃게 유통에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까지 늘면서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백령도 북방어장에서는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 분실로 수천여 만원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운항 관리·감독이 크게 강화됐는데도, 관련 기관과 업계는 융통성 없는 대응으로 도서 주민의 현실을 외면했다"며 "열악해지는 해상 교통으로 인해 주민의 일상생활이 위협받고,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