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레저산업, 굴업도 골프장 8년간 반대 여론에 백기 투항
8년이 넘는 긴 시간 개발과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각을 세우며 갈등을 빚던 '굴업도 골프장 개발사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는 개발업체의 의견이지만, 향후 굴업도에 대한 관광단지 개발을 어떤 식으로 이끌건지에 대해선 '아직'이란 여운을 남겼다.

2006년 CJ가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을 들고 나왔다.

2012년까지 약 3000억원을 들여 18홀 골프장과 호텔, 해양리조트, 워터파크 등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CJ 이재현 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C&I레저산업이 2006년부터 굴업도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전체 부지 172만6912㎡를 소유하게 됐다.

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굴업도는 천혜의 자연 경관에 희귀 야생동물의 보고라며 골프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비판 여론이 지역 곳곳에서 일었다.

2011년 시는 CJ그룹에 골프장 건설 계획을 제외하고, 굴업도 관광단지를 개발하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C&I레저산업이 2010년 옹진군에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민선 5기 송영길 전 시장은 이를 취하했다.

당시 C&I레저산업은 개발 면적을 172만㎡에서 120만㎡으로 축소하고, 골프장 역시 18홀에서 '9홀+파3 9홀'로 조정했다.

시는 2013년 9월 C&I레저산업이 제출 예정인 사전환경성검토서를 접수할 계획이었지만 흐지부지 됐다.

이 때 인천시·환경단체와 옹진군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심지어 옹진군이 인천을 떠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지역간 갈등 양상까지 연출됐다.

연초 시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움직임이 일자 굴업도 골프장 사업에 회의적 반응이 상당했다.

시는 백령도와 대청도, 굴업도 등을 포함한 옹진군과 강화군 일원의 국가지질공원 인증 절차를 밟으며 9월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6·4 지방선거 때는 굴업도 개발사업이 세월호 참사에 휘청였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진도 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이 후원하는 환경단체가 '한국녹색회'라고 주장했다. 한국녹색회는 CJ의 굴업도 왕국에 소위 '알박기'에 성공했다.

CJ가 이런 의견에 골프장 건설을 강행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