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사박물관, 첫 고교생 답사 프로그램 호응
부평역사박물관(관장 임남재)의 지역답사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

부평박물관은 최근 개관 이래 처음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본래 4월에 기획됐던 이번 프로그램은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 사건을 계기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최근 이뤄진 것이다.

삼산고등학교 역사동아리 및 역사탐구반 소속 학생들과 교원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박물관 답사 프로그램은 부평문화권 지역의 역사·문화유적지를 대상으로 했다.

인천 지역의 답사라고 하면 흔히들 이전부터 관광명소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인천부 중심 지역(인천항 부근의 근대 도시-인천광역시 중구 개항장 지역)이나, 강화도를 떠올리기 십상.

그러나 부평역사박물관 답사에서는 부평과 가까웠으나 그 동안 그 가치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근·현대 도시 및 항일 유적지 등에 시각을 맞추었다.

가장 먼저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찾은 '황어장터 3·1만세운동 기념관(계양구 장기동)'은 일본 제국주의 무단통치에 항거하는 항일운동 규모로는 강서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로 이루어진 독립만세운동으로 기록된 곳이다.

참가자들이 오후에 찾았던 부평구 지역내의 근·현대 도시 유적지(산곡동 영단주택지 및 부평 미군부대)도 마찬가지다.

유적이라고 할 만한 거창한 표지판이나 기념비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일제 강점기 이래 아픈 수탈의 역사와 격동하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있는 그대로 담아왔던 부평의 도시유적은 우리가 한 번쯤은 기억하고 그 가치에 대하여 생각해볼 만한 곳이었다.

참가자들은 이외에도 부평의 진산인 계양산(계양산성)을 답사하기 위해 여름철 산행을 했으며 조선시대부터 이어졌던 굴포천 대역사의 흔적을 가늠하기 위하여 정서진 아라리움을 찾기도 했다.

이번 답사 프로그램의 설명과 인솔을 맡은 부평역사박물관 김현석 전문위원은 "우리 부평지역에서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이번 답사를 계기로 지역사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장성해 그 자식들을 데리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지역의 역사·문화유적지를 찾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지역사회로서는 참으로 꿈같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답사에 학생 인솔로 참여했던 삼산고등학교 역사동아리 담당 교사 최명희 교사는 "다음에도 이러한 유익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역사에 관심이 많은 우리 아이들과 꼭 다시 참여하고 싶다"며 만족해 했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올 가을 부평지역과 역사적 환경이 비슷한 다른 도시를 부평지역의 청소년들과 답사할 계획이다.

참가자들의 큰 만족도가 이번에 확인된 만큼, 부평역사박물관은 유익한 지역 답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번 답사를 계획하고 운영한 김정훈 학예연구사는 "최근 남한산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쾌거만큼이나 우리 부평문화권지역의 근·현대 도시유적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희망했다.

올해 부평역사박물관 청소년 역사·문화탐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부평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bphm.or.kr)나 전화(032-515-6472)로 알 수 있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