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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매우 폭넓은 개념이다. 청소년문화, 노인문화에서부터 장례문화에 이르기까지 따지고 보면 '문화' 아닌 것이 없다. 어찌 보면 인간은 보다 나은 '문화적 삶'을 살기 위해 피투성이로 싸우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문화판은 정치판 못지않게 싸움질에도 능숙하다.

▶젊어서는 철딱서니 없어 그랬다 치더라도, 늙어 세상 떠날 날을 앞두고도 '예술원' 회원이 되겠다고 아옹다옹하고, 평생 '마마보이'가 돼 '국가가 정책적으로 보호해 달라'며 떼를 쓴다. 바로설 수 없다면 스스로 퇴장하는 것이 도리인데도 죽기 전까지 '주인공'이기를 원한다. 그런가 하면 중앙이든, 지방이든, 보수든, 진보든 권력이 바뀔 때마다 '후보 지지 성명'이라는 걸 발표해 정치에 편승하고, 그 덕으로 '문화권력'이 돼 문화판을 독식한다. 가치도, 윤리도, 논리도 없는 '먹자판'이 되니 갈등은 하늘을 찌른다. 그 과정에 진영은 불통의 성채가 된다.

▶약빠른 자들도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진영 논리를 넘어선다며 양쪽의 문턱을 드나들면서 보따리 장사를 한다.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어떻게든 취한다. 그 중 제일 만만한 게 시민 혈세 빼먹기다. 구 단위, 시 단위, 문화재단 등에 있는 각종 '지원금' 타내기에 혈안이 된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 벌이는 행사들은 대부분 '저들만의 리그'로 치러진다. 관중이 없다. 자화자찬만 극에 달한다. 심지어는 '시민이 무식해 관중이 없다'는 망발을 해 댄다. 과연 그런가? 과연 그들은 국내 문화계에서 어떤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려는 잔꾀도 부린다. TV 등에서 평생 보아온 '서울의 누구누구'를 시민 혈세를 펑펑 쓰며 부른다. 그들을 백날 인천 무대에 세운다고 해서 그게 '인천 문화'일 수 없는데도 '지역문화'의 자리를 '유명세'에 내주고 있는 꼴이다. 한심한 작태들이다.

▶"지역의 문화는 그 지역민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재고해야 할 부문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정책 우선순위도 그렇다. '시가 문화정책을 대폭 손질한다'고 한다. 이제라도 '문화'를 정상적인 '자리'에 되돌려 놓아야 한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