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인천준비단 활동을 마치며 (인천시 진단)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로 인천에 내려오기 전까지는 일면식도 없었던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꾸리는 '희망인천준비단'의 단장을 맡게 된 것은 0.1% 예상도 못 했던 일이다. 왜 발탁되었는지 모르지만, 그 이유 중 하나는 '다양성'의 일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 세상 모두는 다양성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그 중에 여성의 대표로 참여하게 된 것 같다. 2014년 6월 9일부터 3주간 준비단 활동을 통해 인천을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는 본인에게 엄청난 영광이며 행운이었고, 즐겁게 일 했기에 행복했다.

준비단의 미션은 인천시가 갖고 있는 시급한 4가지 현안이었다. 인천시 재무현황, 아시안게임경기장 안전 점검, 당선자 공약을 포함한 정책, 그리고 민원과 시민 소통을 위한 과제 등이었다. 인천시는 물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진단하여 시정에 반영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위한 판단의 기준은 시민을 위한,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을 바라보는 측면에서 결정이었음을 분명히 한다.

17명의 준비단 중 부단장으로 배국환 전 기재부차관, 인하대 건축공학과 한상을 교수, 정유섭 전 해운조합 이사장, 조용균 변호사 등이 그들의 전문 분야를 맡았다. 이 외에도 몇몇 일반 전문가, 시장 후보 캠프의 요원, 외부 전문위원 및 인천시 파견원이 참여하였다.

첫 1주는 시청 보고회를 위한 사전 준비 모임과 중요 사안에 대한 사전 보고가 있었다. 2주째 인천시의 일반 보고는 생략되고, 주요 사안에 대한 문제점 제시와 대안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토론을 위해 인천시가 2일전에 자료를 제공하여 준비단이 검토할 시간을 가졌다. 그리하여 재정(도시공사, 회계, 경제수도 추진본부, 경제자유구역청 포함), AG준비사항(AG주경기장에서), 도심개발·주거·환경(도시계획국, 환경녹지국)과 소통(대변인, 감사관, 도시디자인, 국제협력관실, 소통기획관실), 교통·안전(안전행정국, 소방본부, 건설교통국, 항만공항해양국, 교통공사), 문화·관광·복지·교육(문화관광국, 교육기획관, 보건복지국, 여성가족국) 등이 대상이었다. 3주째는 미비하거나 검토가 더 필요한 기관이나 사안에 대한 토론이 각 부단장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아시안게임 경기장 안전점검과 대책 마련을 위하여 7일간(8개의 신설 경기장) 외부전문가 10여명의 활동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준비단 활동은 각 부단장 중심의 주제별로 정리되었다. 시간이 워낙 짧았으나, 주요 현안과 논란이 되는 민감 사안도 검토하였기에 방대하다. 그리하여 인천 시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자료를 담아 별개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준비단의 활동을 정리하자면 첫째, '인천시진단'과 둘째, '새 시장께 드리는 제언'이다. 우선 진단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4년 6월 현재 인천은 인구 294만명, 예산 7조8000억원, 부채 12조8000억원인 대한민국 제 3의 도시(인구측면에서)이지만, 내막은 부도직전의 부실한 도시다. 사용할 수입보다 빚이 더 많으니까. 이와 같이 부실한 이유로 다음과 같은 진단이 가능하였다.
첫째, 시장의 리더십 부재이다. 시장이 시민의 뜻이 무엇인지, 공무원의 경쟁력이 어떠한지, 시 재정이 어떤지 등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 결과, 시장이 펼칠 리더십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방안이 없었다. 또한 광역시와 기초자치단체 등과의 협조체계나 조직 경쟁력을 높이는 리더십도 없었다. 특히 가중되는 부채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보이지 않았고, 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과 부실을 가중시켰다.
둘째, 잘못된 시정 운영이다. 시민의 뜻을 모르기에 시민을 위한 시정보다는 시장의 정무적·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의 시정이 이루어졌다. 또한 시는 물론 시 산하 공공기관도 갑이 되어 관료적으로 군림한 면면이 곳곳에 나타났다.
셋째, 민선 20년이 되었어도 공무원의 대 시민 서비스 정신이 미흡했고 경쟁력이 떨어졌으며 불공정한 인사로 조직이 와해되었다. 시민을 위한 서비스보다는 시장을 위한 상명하복, 승진을 위한 전시 행정과 개인플레이, 인천시 전체보다는 각 조직내부만 바라보는 우물 안 개구리식 이기주의, 그리고 경직되고 비효율적이며 경쟁력이 상실된 조직으로 전락하였다.

넷째, 시정의 패러다임 전환이 보이지 않았다. 각 부처의 보고 자료 통계는 표준이 없으며, 자료의 부실이나 행정 난맥이 있어도 전체의 틀 속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아직도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 구축으로 시설을 만들고, 그 후 고정비용을 생각하지 않는 구태의연한 시정이었다.
위와 같은 부실한 시 운영은 한마디로 시장의 리더십 실종에서 빚어졌으며, '앵그리(화 난) 인천시민'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하였다. 준비단의 진단 결과를 토론하면서, 새로 부임하는 민선 6기 유 정복 시장도 새로운 각오와 리더십 없이는 4년 후 똑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안은 2편에서 논할 예정이다.